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기업 다원메닥스와 손잡고 꿈의 암치료로 불리는 '붕소중성자포획치료' 최신 기기의 임상연구에 돌입한다.
가천대길병원은 지난 24일 다원메닥스와 함께 암센터 18층 신경외과의국에서 붕소중성자포획치료(A-BNCT) 관련 국내 임상 1/2a상을 위한 연구자 개시 미팅을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TC·Bron Neutron Capture Thrapy)는 안전한 붕소의약품을 체내 주입한 후 낮은 에너지의 중성자를 몸에 조사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암세포 내에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붕소에 중성자를 조사함으로써 일종의 핵반응 에너지를 이용해 난치암을 치료하는 게 BNTC의 원리. 정상세포의 손상 없이 암세포만을 파괴해 악성 뇌종양 환자나 재발암 환자,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침윤성 암 등 기존 방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에게도 시도할 수 있어 꿈의 암치료라고도 불린다.
이번에 임상에 돌입하는 A-BNCT의 경우 기존 BNCT와 중성자 빔을 인출하는 가속기의 종류가 다른 차세대 제품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BNCT에 원자로(nuclear reactor)가 사용된다면 A-BNCT는 ‘선형 가속기(LINAC Type)’를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A-BNCT 상용화에 성공한 일본에서 사용 중인 회전형 가속기보다 경제성, 안전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2015년 11월 다원시스(068240)와 A-BNCT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연구 개발을 해왔다. 다원시스의 자회사인 다원메닥스와 함께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신 A-BNCT 기기를 송도 BNCT센터에 설치한 상태다. 앞서 2019년 11월에는 중성자 빔 인출에 성공해 임상시험을 위한 중성자 빔 가속시험을 성공리에 마쳤다. 2020년 상반기 동물을 대상으로 효력시험을 진행하고 올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양 기관은 올해 12월 송도 BNCT센터에서 첫 번째 환자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4년 4월까지 임상 시험을 마무리하고 8월까지 증례기록서(CSR)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을 첫 번째 적응증으로 향후 악성 뇌종양, 두경부암, 피부 흑색종과 같은 난치암 분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국내 환자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장은 “처음 A-BNCT 개발을 위한 구상부터 임상시험 개시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며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의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돼 난치성 암환자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을 주도하는 이기택 신경외과 교수는 “A-BNCT가 성공할 경우 악성 뇌종양 뿐아니라 두경부암 등 난치암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임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많은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무영 다원메닥스 대표는 "이번 임상에서 좋은 결과물을 확보해 붕소중성자포획치료 보급을 확대시키고자 한다"며 "난치암 위주로 적응증을 확대해 환자와 가족들께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