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여당 지도부와 한남동 관저 만찬 자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토탈 사커’의 창시자 요한 크루이프를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28일 전파를 탄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지난 25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가졌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후일담을 풀어놓았다.
김 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2002년도 변호사 시절에 세 곳인가 직접 (월드컵 경기) 현장에 가서 다 구경했다더라. 대통령이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시는구나 싶어서 깜짝 놀랐다”라며 “(윤 대통령이) ‘표를 구하기도 어려운데 (축구팬이 아니면) 현장에 가서 직접 경기를 봤겠느냐’라고 얘기를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은 윤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요한 크루이프를 꼽으며 “‘전술의 문제가 아니고 펠레처럼 기술이 뛰어난 사람은 아닌데 굉장히 최선을 다해서 정직하게 축구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02년 검찰을 떠나 1년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다. 변호사였기에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을 내 직관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윤 대통령은 경력직 공채형식을 통해 다시 검찰로 복귀했다.
‘토탈 사커(전원 공격·수비)’의 창시자로 불리는 요한 크루이프는 1974년 서독월드컵 때 네덜란드를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크루이프는 선수 시절 세 차례 발롱도르 상을 받았으며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해당 방송에 함께 출연한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요한 크루이프가 소위 ‘닥공(닥치고 공격)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아마 축구를 잘 모르셔서 요한 크루이프를 말씀하신 것 같다”며 “‘나는 강공으로만 가겠다’는 식으로 해석되게 말씀하신 것이 참 걱정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대표는 “(토탈 사커는) 전술적 이해도가 매우 높아야 할 수 있는 전술”이라며 “항상 삼각형을 이루고 선수들을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닥치고 공격이고 나는 수비는 안 하겠다’는 식으로 잘못 이해하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당에 전술적 이해도가 그렇게 높으신 분이 있느냐. 김종혁 비대위원 정도만 높으신 것 같고 제가 보기에는 전술적 이해도가 낮은 것 같다”며 “야당하고도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김 위원은 “윤 대통령이 얘기했던 것은 요한 크루이프는 굉장히 정직하고 최선을 다해서 본인이 타고난 기술은 없어도 선수로서 열심히 한다는 것”이라며 “제가 보기에 윤 대통령은 본인도 원래 타고난 정치인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는 얘기를 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화물연대 파업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에둘러 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윤 대통령은 만찬 끝에 “당이 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해달라”며 적극성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