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자 혹한기…전열 재정비하는 플랫폼

3분기 벤처 투자 1년새 40% 급감

요기요, 쿠팡 출신 책임자들 영입

에이블리도 IB 출신에 '러브콜'

번개장터는 '경영 전문가' 대표 영입





투자 혹한기에 들어간 플랫폼 업계가 ‘살아 남기’에 필요한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메쉬코리아가 법인 회생을 신청하고, SSG닷컴과 컬리 등이 사실상 기업공개(IPO)를 늦추는 등 플랫폼 업계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투자은행 업계는 물론 경쟁사 출신까지 전략적으로 영입하며 전열 재정비에 돌입했다.




이상민 에이블리 투자 총괄/사진 제공=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상민 에이블리 투자 총괄/사진 제공=에이블리코퍼레이션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 위메프, 요기요 등은 최근 잇따라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하며 새 판 짜기에 들어갔다. 우선 지난달부터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지난 28일 투자 전략실을 신설했다. 매년 거래액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당 부서를 전담하는 총괄 리더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 출신의 이상민 실장을 영입했다. 에이블리는 이를 통해 글로벌 투자를 본격화하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스티브 조 요기요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사진 제공=요기요스티브 조 요기요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사진 제공=요기요



음식 배달 플랫폼 업계 점유율 2위인 요기요도 올해 C 레벨 인사를 대거 영입하며 전략 수립에 나섰다. 요기요는 지난 4월 민지영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시작으로 7월 전준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했다. 또 지난달에는 장수백 최고정보책임자(CIO) 겸 최고보안책임자(CSO)와 스티브 조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을 잇달아 영입했다. 이들 모두 쿠팡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 ‘요마트’ 등에서의 빠른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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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도 C 레벨 인사를 잇달아 영입하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위메프는 지난 8월 애플 출신의 이진호 박사를 최고 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달 말 김동민 전 토스 증권 창립 멤버를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선임했다.

강승현 번개장터 공동 대표/사진 제공=번개장터강승현 번개장터 공동 대표/사진 제공=번개장터


중고거래 플랫폼도 경영진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번개장터는 지난달 말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강승현 전무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경영 분석 및 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강 신임 대표는 최재화 현 대표이사가 함께 조직을 이끌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당근마켓도 지난 24일 황도연 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을 대표로 신규 선임했다. 당근마켓은 김용현·황도연 각자 대표 체제로 재편되며, 김재현 전 대표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직책을 전환해 당근마켓의 장기 비전과 미래 전략 방향을 설계하는 데 주력한다.

탄탄한 모회사가 있는 경우에는 실탄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은 이달 초 모회사 네이버의 500억 원 직접 투자를 포함해 알토스벤처스, 미래에셋캐피탈 등으로부터 1700억 원을 유치했다. 크림은 이를 기반으로 한정판 리셀 플랫폼에서의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한편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플랫폼 업계가 잇달아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재정비에 나선 이유는 올해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업계에 투자 한파가 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벤처 투자 규모는 1조 25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줄었다. 내년에도 상황이 나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벤처 펀드에 정부가 출자하는 모태펀드 예산도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투자 혹한기에 간판급 플랫폼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자금난에 결국 지난 25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오늘회도 지난 9월 서비스를 중단하고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현재 일부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핵심인 수산물은 하고 있지 않다.

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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