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 상륙을 위한 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 통신 협력을 논의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통신사의 5세대 이동통신(5G) 28㎓ 대역 회수에 나서며 스타링크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005930) 또한 갤럭시 스마트폰에 위성통신 기능 탑재를 검토 중이어서, 국내 위성통신 저변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주 고객 지원 부서에서 일할 한국어·영어 이중언어사용자(Bilingual)를 채용 중이다. 교대 근무로 24시간 운영되는 부서로, 한국 서비스 출시에 앞서 미국에서 원격 고객 지원이 가능한 인원을 뽑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는 이와 함께 일본어·이탈리아어·폴란드어·스웨덴어·말레이어·타갈로그어 등 가능자도 모집하고 있다. 동남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현재 스타링크가 서비스 중인 지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링크가 내년 1분기 한국 진출을 예고하고 관련 인력까지 모집중인 만큼 국내 상륙은 기정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스타링크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위성통신 서비스와 관련한 절차 등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가 국내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방안이 있다. 첫째는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해 직접 진출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상 해외 사업자 지분율이 49%를 넘어설 수 없어 국내 기업과 공통 투자가 필수적이다.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위해 반년 이상이 필요해 내년 1분기 국내 진출은 힘들다. 두번째로는 통신3사에게 기간통신역무의 국경 간 공급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이 있다. 통신3사를 통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스타링크가 출시 목표 시점을 맞추기 위해 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미 일본에서 통신사 KDDI와 협력을 통해 진출한 선례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진 않았지만 스타링크 측이 통신3사와 만남을 가졌다”며 “높은 가격대와 국내 초고속인터넷·5G 보급률을 생각했을 때 일반 사용자(B2C)보다는 5G 백홀·군·소방·선박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위성통신을 위한 단말 보급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애플이 아이폰14에 위성통신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차세대 갤럭시에 위성통신 기능 탑재를 추진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2년간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고, 이르면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23부터 위성통신을 지원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파트너로는 미국의 이리듐이 유력하다. 이리듐은 66개 통신위성으로 글로벌 음성·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업계가 위성통신에 주목하는 이유는 범용성이다. 기존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은 지상 기지국·유선 연결이 필수다. 산간 오지와 도서·해상에서는 활용도가 제한되고 재난 상황 대응에 한계가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위성통신의 잠재력은 더욱 커진다. 실제 애플이 북미에 우선적으로 위성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배경에도 넓은 국토와 낮은 5G·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있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초고속 위성통신 활용 여지가 크다. 5G 기지국간을 연결하는 5G 백홀을 대체할 수 있음은 물론, 기존 해저 케이블로 연결하던 국가간 인터넷 망을 위성으로 대체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국토가 좁아 전국 커버리지를 갖추는 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북미·남미·중동·아프리카 등에선 위성통신의 활용도가 높아 삼성전자·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이에 주목하는 것”이라며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 입장에서도 설치에 큰 비용과 오랜 시간이 드는 해저 케이블 설치를 대신할 있다는 점에서 위성통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