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자의눈] 화물연대와 테슬라 세미트럭

산업부 김기혁기자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물류대란이 극심해지는 와중에 미국에서는 테슬라가 1일(현지 시간) 세미트럭을 출시해 첫 출고 제품을 펩시에 넘기기로 했다. 전기트럭인 세미는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새로운 야심작이다. 테슬라는 모델Y와 같은 승용차처럼 세미트럭에도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탑재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세미트럭 출시가 자율주행 분야를 확장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차 업체들이 앞다퉈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승용차보다 훨씬 큰 트럭에도 자율주행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유통 공룡인 월마트도 무인 배송을 지난해부터 시범 도입했다. 포드 등과 손잡고 선보인 자율주행 로보트럭에는 운전자가 타지 않는다. 기사 없이 화물 운송이 이뤄지는 시대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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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미국의 물류 혁신이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화물 기사들이 전국 주요 산업단지와 항구를 가로막으며 조 원 단위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사태가 1년에 두 번이나 발생한 만큼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심산일 것이다. 무인 배송이 노조 리스크를 낮춰줄 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줄일 수 있기에 시범 도입의 필요성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화물연대 총파업이 화물차주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 세미트럭은 한 번 충전으로 약 800㎞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하니 기술적으로 무인 배송의 조건은 마련된 셈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기사 없이 화물 트럭이 가기에는 충분한 거리다.

주요 산업을 볼모로 잡는 화물연대 총파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은 확실하다. 가뜩이나 제조업 노조들의 강성 행보로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꺼린다는 비판이 나오는데도 물류 분야마저 파업의 온상이 된 한국에서는 빠른 자동화만이 해법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파업이 자충수가 되지 않으려면 화물연대가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전기차 보급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듯 무인 배송 시대도 다가올테니 말이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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