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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 괜찮았지만 제조업 복병”…IMF “내년 글로벌 성장률 2% 밑”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월가가 2일(현지 시간) 오전8시30분에 나올 고용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월가가 2일(현지 시간) 오전8시30분에 나올 고용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월가 "미, 11월 고용 20만 개" 전망 /미 제조업 PMI 49 위축 / 12월 랠리 가능성은? [3분 월스트리트 Live]

11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둔 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이지 않았던 모습과 예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에도 제조업 복병에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나스닥이 0.13% 상승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09%, 0.56% 내렸는데요. 전날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던 S&P의 경우 황소와 곰 사이의 힘겨루기가 지속되는 듯한 모습도 보이는데요.

이날 나온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괜찮았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50%대까지 떨어졌는데요. 달러인덱스 역시 104.6선까지 하락했죠.



증시도 이에 반응했지만 시간이 짧았습니다. 11월에 미국 제조업이 수축했다는 소식과 코스트코의 실망스러운 동일매장매출 등에 분위기가 바뀐 거죠. 이날 나온 지표들은 서로 엇갈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종목별로는 세일즈포스가 공동 최고경영자(CEO) 브렛 테일러가 갑작스럽게 떠난다는 소식이 8.27% 빠졌는데요. AMC와 베드 배스&비욘드 같은 밈주식도 이날 각각 13%, 4.12% 급등했습니다.

월가의 관심은 2일에 발표될 11월 고용보고서인데요. 오늘은 PCE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 제조업 지표 등과 함께 고용보고서와 증시 전망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11월 개인소비지출 0.8% 증가했지만 둔화 징후”…“미 제조업 PMI 2020년 5월 이후 첫 수축”


우선 어제 파월 의장 대담 이후 관심을 모은 10월 PCE부터 보시죠. 10월 PCE가 전년 대비 6.0%, 전월 대비 0.3% 증가로 나왔는데요. 전년 대비는 예상치(블룸버그 기준)와 같지만 전월은 전망치 0.4%보다 0.1%포인트(p) 낮습니다.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도 1년 전 수치는 월가 예상(5.0%)과 동일했지만 전월 숫자가 0.2%로 나오면서 예상을 0.1%p 밑돌았죠. 전달과 비교한 근원 PCE의 경우 6월(0.6%)과 7월(0.1%)을 거쳐 8월(0.5%), 9월(0.5%)에 다시 올라갔던 게 꽤 내려왔는데요. 여전히 절대 수치가 높지만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긴 한다는 자신감(?)을 월가에 심어줬죠.

이는 개인소비지출에서도 드러납니다. 10월 소비지출이 전월 대비 0.8% 증가했는데요. 7월 -0.2%였던 게 8월과 9월 각각 0.7%, 0.6%였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크게 늘어난 건데요. 실질 기준으로도 0.5% 증가니 꽤 견고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차 구입증가에 상품이 1.1%, 서비스는 0.2% 늘었는데요. 라이언 스위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계가 좋은 모습으로 연휴 시즌에 접어들었다”며 “전반적으로 실업률이 낮고 임금 상승률이 여전해 앞으로도 견고한 쇼핑 시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 이날 나온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만6000건 줄어든 22만5000건을 기록했는데요. 월가 전망치는 23만500건이었으니까 강한 고용시장을 보여준 거죠. 여기까지만 보면 ‘소비-고용’의 끈끈함과 함께 느리지만 물가는 떨어지는 좋은 그림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강하다”며 “대규모 제조업과 인프라 투자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는데요.

미국의 가계저축률 추이. 세인트루이스 연은미국의 가계저축률 추이. 세인트루이스 연은


하지만 같이 봐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10월 가계저축률을 보면 2.3%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데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33%까지 치솟았던 저축률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지난 1월에만 해도 4.7%였는데요. 9월 2.4%보다도 더 하락했습니다.

이는 최근의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의 이유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미국 가계가 인플레이션과 일부 고용시장 이탈에 여윳돈을 다 까먹고 이제 부채에 의지해 소비하고 있는데 그것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뜻인데요. 추가 금리인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가계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계속해서 모기지와 대출금리는 오르고 실질 소득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요. 어제 나온 연준의 베이지북은 “일부 지역의 성장이 둔화했다”고 했습니다.

실업수당 건수도 복합적인 신호를 보여주는데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감소했지만 2주 이상 수당을 청구하는 이들이 160만8000건으로 2월 이후 최고치였는데요. 노동시장이 강하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지만 약간씩 금이 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죠. 최근에는 도어대시와 AMC 등도 감원을 발표했습니다.

더 봐야할 게 바로 제조업입니다. 이날 나온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0으로 50을 밑돌았습니다. PMI가 50 아래이면 수축을 의미하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하회했다고 합니다. 로이터통신 전망치 49.8보다도 낮았는데요.

신규 수주도 47.2로 3개월 연속 50 아래였습니다. 연준의 긴축 정책이 부동산과 제조업에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데요. S&P 글로벌 미국 제조업 PMI도 10월 50.4에서 11월 47.7로 떨어져 제조업 약세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제조업은 미국 경제의 약 11.3%를 차지하지요.

추가로 ‘제조업 경기둔화→고용감소→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업은 이날 나온 소비 자료나 그동안의 고용지표에서도 보듯 아직 버틸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서 설명드렸듯 내년부터가 본격적으로 문제인데요.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이 대형은행의 자본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한 것도 추가로 기업들의 돈줄이 마르는 효과를 낳을 수 있죠. 크리스 윌리엄슨 S&P 글로벌 수석 기업 이코노미스트는 “생활비용 증가와 더 높은 금리, 경기침체 우려 증가가 상품수요를 줄이고 있다”며 “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볼 수 없었던 속도로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플레 낮아지지만 내년 중반 3~4%대서 끈적끈적할 때가 관건”…보우먼 “9월 전망 때보다 약간 더 높은 금리 예상”


어쨌든 인플레이션은 떨어지는 속도와 범위가 문제지 낮아지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경기둔화의 모습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구요.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돌발변수가 있지만 이를 빼면 더 그렇습니다.

이날 미셸 보우면 연준 이사는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한적(sufficiently restrictive)인 수준에 접근하면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며 "(연준의 행동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줄 때까지 내 기준금리 전망은 9월에 생각했던 것보다 약간(slightly)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가 ‘약간’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 역시 5%대 초반의 최종금리를 지지하죠. UBS는 12월 0.5%p와 내년 2월과 3월 각각 0.25%p 금리인상 뒤 인상작업이 중단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는데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아직 갈 길이 더 있다”며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시장이 아는 내용인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겠지만 침체 우려는 여전하다고 봅니다. 그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인플레는 떨어지겠지만 내년 중반 3~4%대에서 끈적끈적할 때 연준 타깃(2%)까지 더 내릴지 말지를 두고 심각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나는 침체 확률이 100%라고 보지는 않지만 불편할 정도로 높다고 본다. 침체를 피하기를 희망하지만 대신 침체에 빠지면 짧고 얕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마라”고 했습니다. 자만하지 말고 조심스러운 접근히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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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에리언이 이렇게 얘기하는 데는 인플레이션이 내년에도 연준의 타깃을 웃돌기 때문에 침체 시 추가 지원책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도 “나는 인플레이션이 3~4%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라며 “폭발적인 인플레이션 뒤 우리가 어떤 재정 부양책도 가질 수 없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게 두렵다”고 했죠. 그러면서 “중앙은행들이 지난 10년 간 했던 양적완화(QE)와 채권매입 등을 해결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곳은 좀 더 비관적입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과 중국, 미국의 경기둔화에 “내년도 글로벌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IMF는 내년 1월 경제전망을 업데이트합니다. IMF는 7월에 글로벌 성장 전망을 2.9%로 봤다가 10월에 2.7%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이게 내년에 2%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겁니다. 2% 밑이 어느 정도냐면 1970년 이후 5번밖에 없는 일인데요. 가깝게는 2009년과 2020년, 즉 경기침체 때만 오는 일인 겁니다. 내년에 2% 밑으로 떨어지면 나라마다 체감은 다르겠지만 사실상 침체라고 볼 수 있겠죠.

소시에테 제네럴의 생각은 약간 다른데요. 매니시 카브라 소시에테 제네럴 미국 주식 전략 헤드는 “S&P가 4000인데 우리는 S&P500 지수가 연착륙 확률을 80%로 책정하고 있다고 본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지면서 기업들이 더 나은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자체적으로는) 내년에 거친 연착륙(hard soft-landing)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어제 파월 연설을 두고 “파월이 소프트 랜딩을 더 긍정적으로 얘기했다”고 봤습니다.

“고용증가, 결국 10만 개 아래로 내려가야”…“내년 상반기 S&P -12% vs 12월 랠리 가능”


증시 전망도 크게 갈립니다. 이날 두브라브코 라코스-부하스 JP모건체이스 전략가 팀은 “올해의 성장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금융상황이 계속 긴축되고 통화정책이 더 제한적으로 되면서 펀더멘털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는데요. JP모건 측은 약한 경기침체 가능성과 함께 내년 상반기 S&P가 약 12% 하락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마크 해펠레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연준의 금리인상 누적은 계속해서 경제와 기업 이익에 부담을 줄 것이다. 연준 직원들은 11월 FOMC 회의록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이는 내년에 4%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S&P500 기업의 어닝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반대로 골드만삭스와 도이치뱅크는 내년 미국 증시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입장이죠.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어메리카(BofA) 전략가는 “월가가 점점 더 덜 베어리시해지고 있다”고 했는데요. 전날 S&P가 200일 이평선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크 윌슨 모건 스탠리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여전히 베어마켓이며 쉽지 않고 까다롭겠지만 우리는 랠리가 12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자신감을 더 갖고 있다”고 했는데요.

CFRA의 샘 스토발도 “12월은 일반적으로 주식에 좋은 달”이라며 “올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미국의 PCE 주요 내용미국의 PCE 주요 내용


전반적으로 달러강세가 잦아들고 있다는 점도 유리한 부분이긴 합니다. 엔화만 해도 최근 달러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엔화약세 베팅도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데렉 할페니 MUFG의 글로벌 마켓 리서치 헤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고금리, 높은 에너지 가격일 때 엔화 가치하락에 베팅하는 것이 가장 인기있었다”면서도 “이런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하면 엔화는 가치가 급등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통화”라고 전했는데요.

상황을 더 봐야 한다는 곳도 있습니다. 블랙록투자연구소는 “정말 중요한 것은 기준금리가 최고점에 도달할 때와 금리인하가 이뤄질 때이며 파월의 어제 발언 이후 어떤 것도 변한 것은 없다”며 파월 랠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많이 언급한 내용이지만 11월 고용보고서가 일단 중요하겠습니다. 이날도 블룸버그통신 집계치는 20만 증가에 실업률 3.7%인데요. 10월 일자리는 26만1000개 증가했고 실업률은 3.7%로 같았습니다. 메건 호네먼 베르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CIO는 “예상을 뛰어넘는 큰 일자리 수치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을 겁먹게 할 것”이라며 “그저그런 평범한 숫자가 나오면 아마도 시장이 랠리를 할 듯한데수치가 너무 약해도 시장을 겁에 질리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는 너무 많이 빠지면 경기침체 공포가 급격하게 커질 수 있어서일 겁니다. 데이비드 페이지 AXA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거시경제 연구 헤드는 어제 파월 의장이 인구증가를 따라잡으려면 매달 약 10만 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한 점을 언급하면서 “파월이 우리에게 흥미로운 정보를 하나 줬다. 연준은 고용을 10만 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월가의 거물 마크 모비우스는 내년에 비트코인이 40% 넘게 폭락해 개당 1만 달러로 주저앉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5년 내 50만 달러를 예상했죠. 꼭 암호화폐가 아니더라도 파월의 연설 이후에도 연말 연초,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듯한데요. 2일 나올 고용보고서부터 잘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섬머타임 종료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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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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