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일(현지 시간)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차세대 스텔스전략폭격기 ‘B 21 레이더(Raider)’의 첫선을 보였다. B 21은 중국의 핵전력은 물론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자산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미 공군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의 노스럽그러먼 공장에서 처음으로 B 21을 공개했다. 미군이 기밀 폭격기를 선보인 것은 1989년 B 2 스피릿폭격기 이후 30년 만이다.
핵무기를 운용하며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비밀리에 타격할 수 있는 B 21은 세계 최초의 ‘디지털폭격기’로 불린다. 클라우드컴퓨팅과 최신 데이터·센서 통합 기술을 적용해 새로 발견된 목표물에도 자동으로 즉각 반응할 수 있다. 무인 조종도 가능하다. 온라인 업데이트로 미래 신무기도 언제든 장착할 수 있도록 진화형으로 설계됐다.
B 21을 직접 소개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다른 어떤 폭격기도 B 21에 필적할 수 없다. 미국 전력의 우위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가장 정교한 방공 시스템도 쉽게 탐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B 21의 스텔스 성능을 부각했다. B 2가 레이더상에서 작은 새 정도로 잡힌다면 B 21은 골프공 크기에 불과하다. 미군이 추산한 B 21 제작 가격은 대당 6억 9200만 달러(약 9000억 원)다. 이날 미군은 감시 위성을 의식해 기체의 일부만 공개할 정도로 보안에도 공을 들였다.
B 21은 2026~2027년께 실전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은 “B 21은 향후 중국과의 충돌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 미국이 내놓은 답변”이라고 분석했다. 대북 억제 전략자산으로 활약하던 다른 폭격기의 역할도 B 21이 점차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