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연금 개혁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며 “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1차 과제”라고 답했다.
그가 기금운용위 구성부터 바꿔야 한다고 보는 것은 개혁 스케줄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전 이사장은 “내년 3월 제5차 국민연금 재정 계산을 마치고 내년 10월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게 정부 입장인데 내후년 4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있어 국회가 국민에게 보험료를 더 내도록 하는 연금 개혁에 적극 나설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파른 고령화로 개혁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국민의 저항이 가장 작은 부분부터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맥락에서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는 국민 모두가 원하는 것이고 이를 달성할 수단으로 기금운용위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 이사장은 “기금 운용 수익률을 1%포인트 높이면 기금 고갈 시기를 약 5년 늦출 수 있다”며 “수익률을 높여 기금의 재정 건전성을 높이려면 기금운용위를 금융 및 투자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금운용위는 주식과 채권 등 부문별로 기금의 투자 비중을 결정하고 기금 운용 계획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국민연금의 최고의결기구다. 그는 “현재 위원회에는 주요 부처 장·차관과 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데 이보다는 민간 투자 및 금융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해야 한다”며 “이렇게 조직을 재편하면 높은 수익을 낼 확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서울에 국민연금 지사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으로 꼽았다. 전 이사장은 “기금 수익률 차이는 주식·채권이 아닌 부동산 같은 대체투자에서 벌어진다”며 “대체투자와 관련된 역량은 정보와 네트워크 차이에서 갈린다”고 설명했다. 결국 "서울 지사를 만들어 우수한 인력을 적극 고용하고 외국투자가와의 네트워킹도 늘려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