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물가·금리 급등에…'무지출 챌린지' 관련 상품 '불티'

MZ세대 허리띠 졸라매기 확산

도시락통·텀블러 등 판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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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기업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김지원(29세·가명) 씨는 지난달부터 회사에 도시락을 싸오고 있다. 김치찌개 가격이 1만원까지 오르고 대출금리도 7~8%까지 치솟자 점심값이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무지출 챌린지’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자신의 친구와 회사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SNS로 공유하며 서로 도전 과제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매일 확인하고 있다.




물가·이자 급등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무지출 챌린지’가 확산하면서 도시락통과 텀블러 등 관련 상품들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5일 생활용품 제조기업 락앤락에 따르면 락앤락이 지난해 출시한 용기인 ‘도시락(DosiLock) 시리즈’ 판매량은 올해 9월과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6%, 450% 늘었다. 2020년 출시한 간편도시락 용기인 ‘투고(To-Go) 시리즈’의 경우 판매량이 같은 기간 각각 20%, 152%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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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가전·생활용품 제조사인 테팔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밀폐용기 판매량도 증가 추세다. 실용성과 안전성을 겸비한 스테인리스스틸 소재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테팔 밀폐용기 판매량은 올해 9월까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밀폐용기 판매 증가 배경을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무지출 챌린지(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지출을 줄이는 실천 운동) 확산 때문으로 보고 있다. MZ 세대가 비용을 줄이려고 식당이나 카페를 찾는 대신 도시락과 텀블러를 이용하며 생활비를 절약하고 있는 것이다.

무지출 챌린지 확산과 MZ세대의 집밥 수요가 늘자 생활용품 제조사들도 밀폐용기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락앤락은 MZ세대 직장인과 2535(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나이대) 다이어터를 겨냥한 도시락(DosiLock) 시리즈를 판매 중이다. 샐러드·간편식 보관용, 초기 도시락 이용자용, 식단에 맞게 조합할 수 있는 호환용 등으로 구성해 선택지를 넓혔다. 또 다른 제품군인 투고(TO-GO) 시리즈는 소스통, 숟가락, 포크, 나이프를 모두 갖춘 ‘올인원’ 제품으로 MZ세대 사이에서 호응이 높다.

테팔 역시 안전성과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 수요에 발맞춰 일체형 밀폐 기술을 적용해 박테리아와 곰팡이 등의 세균 번식 위험을 줄인 마스터씰 밀폐용기 판매에 열을 올리로 있다. 스테인리스스틸, 유리, 플라스틱 총 3가지로 구성돼 원하는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밀폐용기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눈에 띄게 성장했다가 엔데믹으로 성장세가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지만 물가 상승 여파로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고 집밥 수요가 늘면서 다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도시락, 집밥 문화가 확산하자 가전업계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필립스생활가전코리아는 지난달 에어프라이어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30%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필립스생활가전코리아 관계자는 “치솟는 물가에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다시 늘면서 주방 가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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