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광고·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침체되면서 곤두박질쳤던 K콘텐츠 관련 상장지수증권(ETF)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증권가는 내년부터 미디어 업종 전반에 온기가 돌면서 실적과 주가가 모두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 이날까지 ‘KODEX Fn웹툰&드라마 ETF’의 수익률은 20.3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TIGER 미디어컨텐츠 ETF(18.89%)’를 비롯해 ‘HANARO Fn K-POP&미디어 ETF(16.73%)’ ‘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ETF(12.22%)’ 등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들 ETF는 올해 초부터 10월 말까지 53~39%씩 하락한 바 있다. 국내뿐 아니라 뉴욕 증시에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K팝 ETF도 한 달 새 30.66% 뛰었다.
세계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내년부터 미디어 업체들의 성장 모멘텀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 ETF의 상승세에 불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OTT 업체들이 K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북미와 유럽 시장이 거의 소진됐으며 향후 가입자 성장률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중산층과 젊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아시아 시장, 특히 가성비·퀄리티·한류 등 3박자를 갖춘 K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K드라마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심화하면 제작 편수가 증가할 뿐 아니라 제작 단가가 높아지면서 드라마 제작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공연이 재개되는 것은 물론 게임·자사몰 등 신사업까지 가세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활력이 돌 것”이라며 “특히 2023년에는 다수의 신인 아티스트 데뷔가 예정돼 있으며 앨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 커진 1억 장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하이브·에스엠·JYP·YG 등 엔터테인먼트 4개사의 내년 합산 영업이익은 5787억 원으로 올해 대비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외에도 웹툰 콘텐츠 사업은 내년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이 본격화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다. OSMU는 하나의 지식재산권(IP)을 영화, 드라마, 뮤지컬, 게임, 캐릭터 제품 등에 접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 활용 전략이다. 내년 국내 박스오피스 관객 수가 전년 대비 36% 늘어나는 등 영화 산업에도 온기가 돌 것으로 전망된다. 최 연구원은 “2023년에는 구조적인 변화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 업체의 성장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