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단독] SKT, 회사채 수요예측에 2조 몰렸다

채안펀드도 950억원 힘보태

'모집액의 8배' 투자금 유치

올 마지막 수요예측서 흥행

내년 초 회사채시장 기대감





SK텔레콤(017670)이 6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8배에 달하는 투자금을 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상당히 호전돼 내년 초 회사채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채권안정펀드도 950억 원가량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이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034730)텔레콤은 2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조 9350억 원의 뭉칫돈을 끌어들였다. 1000억 원과 900억 원을 각각 모집한 2년물과 3년물에 각각 5250억 원, 8250억 원의 투자 수요가 확인됐다. 아울러 400억 원 규모로 발행한 5년물에는 4300억 원이 몰렸다.

특히 장기물인 10년 만기 회사채에도 200억 원 모집에 1550억 원이 들어왔다. 국내 기업이 회사채 시장에서 10년 만기 자금을 조달한 것은 올 4월 SK루브리컨츠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SK텔레콤의 회사채 발행 주관은 KB증권이 맡았다.





회사채 발행금리는 증권 신고서 기준 2년물 4.80%, 3년물 4.68%, 5년물 4.76%, 10년물 4.7%로 각각 결정됐다. SK텔레콤의 ‘민평 금리(민간 채권 평가사가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 대비 38~52bp(1bp=0.0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으로 9월 말 GS에너지(민평 대비 -1bp) 이후 처음 강세 발행에 성공했다. 그간 회사채 시장의 수요 및 투자 위축으로 발행금리는 통상 민평 금리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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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5일 발행한 한전채(AAA)와 비슷한 수준의 금리로 공사채뿐 아니라 일반 회사채 시장도 우량채를 중심으로 상당 부분 안정을 찾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5일 한국전력은 연 4.8%의 금리에 총 4400억 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 달 전만 해도 한전채 발행금리는 연 6%에 육박한 5.99%까지 치솟으며 회사채 시장의 블랙홀이 됐다. 이는 대기업조차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상태로 몰아넣으며 자금시장 경색의 주범이 됐다.

앞서 SK그룹 지주사인 SK㈜ 역시 11월 말 2300억 원의 회사채 모집에 나서 8600억 원어치의 주문을 받으며 인기를 회복한 바 있다. 당시 채안펀드도 1100억 원을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SK텔레콤 역시 채안펀드로부터 950억 원의 투자 지원을 받은 데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과 다수 보험사들의 ‘사자’에 힘입어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금융투자 업계는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이 ‘AAA’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민평 금리가 국고채 대비 1.59%포인트나 높아 ‘캐리 트레이드(금리 차에 따른 차익 실현)’를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되고 국고채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자금시장 경색도 해소돼가는 분위기”라며 “연말임에도 시장에 ‘금리 고점’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 낮은 가격(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이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을 마무리하며 올해 회사채 시장의 문을 닫게 되자 내년 초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는 대기업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롯데그룹과 LG그룹·한화그룹·KT 등이 신년 초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연초에는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여력이 큰 편이어서 최근 호전된 투자심리가 지속되면 연초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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