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법인세 경쟁력 12단계 추락, ‘부자감세’ 내세워 발목 잡을 땐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법인세 세율 경쟁력이 2017년 63개국 중 27위에서 올해 39위로 12단계 내려앉았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15~39%였던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종전 8개였던 과표 구간을 단일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 기업의 세전 이익 대비 세후 이익률은 87.8%인 반면 한국의 이익률은 77.2%에 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률(세전 이익 대비 법인세 비율)은 25.2%로 경쟁사인 미국 인텔(8.5%), 애플(13.3%)보다 2~3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법인세 최고 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22%로 낮추자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해 ‘부자 감세’ ‘재벌 감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7일 정부의 법인세 최고 세율 인하 혜택을 받는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법인이 103개로 전체 법인세 과세 대상의 상위 0.01%에 해당한다면서 ‘부자 감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0.01%의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수의 41%를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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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부자 감세는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면서 “법인세 감면 혜택이 많은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반박했다. KDI는 법인세 최고 세율을 3%포인트 인하하면 경제 규모(GDP)가 단기 0.6%, 중장기 3.39% 성장한다고 밝혔다. 법인세가 줄어 기업 이익이 늘면 근로자의 임금과 주주 배당이 증가하고 결국 투자 확대로 경제 규모도 커진다. 정부의 법인세법 개정안에는 매출액 3000억 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에 10% 특례 세율을 적용하는 과세표준을 2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내년에는 1%대의 낮은 성장률로 기업과 가계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기업의 대표적 ‘모래주머니’인 법인세 부담을 덜어 기업 투자와 소비 증가의 물꼬를 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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