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잠을 잔다고 꾸짖은 교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등학생이 항소심에서 재판부 선처로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았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심담·이승련·엄상필)는 이날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18)군의 선고공판을 열고 A군을 소년부로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형사처벌을 부과하기보다 소년원 송치 등과 같은 보호처분을 부과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상해와 살해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 1심 조치는 정당하다고 보인다”면서도 “다만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져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사정변경이 발생했고, 전과도 없는 등 제반 사항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군은 지난 4월 13일 오전 10시 30분께 인천 남동구의 한 직업전문학교에서 교사 B(47)씨의 가슴 등 부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하고, 이를 말리던 C(18)군 등 동급생 2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A군은 게임 콘텐츠와 관련한 수업 시간에 잠을 자다가 B씨가 이를 지적하자 학교 밖 생활용품 판매장에 가서 흉기를 훔쳤고, 20∼30분 뒤 교실로 돌아와 버향을 저지른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학교 건물 1층에 있던 A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군이 다닌 직업전문학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위탁 교육을 하는 기관으로 알려졌다.
앞서 A군 측은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살해 또는 상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지난 9월 A군의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 등을 감안해 A군에게 장기 5년·단기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 촉법소년과 달리 만 14세 이상에서 19세까지 청소년은 범죄를 저지를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A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교화에 중점을 두고 소년부행을 결정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군에 대한 1심의 보호관찰 명령 부분에 대해선 원심을 파기하고 기각했으며, 검찰 측이 요구한 전자장치 부착 역시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