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파업 변수'에 갈라진 英 BOE…금리 인상폭 논의 '네 갈래'

15일 '빅스텝' 당초 관측 깨고

1997년 이후 첫 4자 구도 형성

엇갈린 신호에 시장 혼란 우려

① 인플레 자극에 3명 "0.75%P"

② 기준금리 3% 유지 선호도 나와

③ 최소 1명은 '베이비스텝' 주장

④ 나머지 위원 '0.5%P' 손들어

지난달 3일(현지 시간)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지난달 3일(현지 시간)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중앙은행(BOE)에서 15일(현지 시간) 열리는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상 폭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이번 주부터 진행될 대규모 파업발(發) 인플레이션 심화를 경계하는 매파와 경기 침체에 대비하려는 비둘기파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BOE가 일관되지 않은 긴축 신호를 보낼 경우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9명으로 구성된 MPC에서 금리 인상 폭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 1997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4자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원 중 1명이 현 기준금리인 3% 유지를 선호하는 한편 1명은 25bp(1bp=0.01%포인트) 인상, 최대 3명은 75bp 인상을 주장하고 있으며 나머지 위원들은 50bp 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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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시장은 BOE가 기존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보다 속도를 늦춘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0년래 최고치인 11.1%로 정점을 찍으면서 14일 발표될 11월 CPI 상승률은 10.9%로 소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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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달 들어 영국 내 철도·버스·우체국·의료·간호 노조 등이 줄줄이 전국 단위의 파업을 예고하면서 통화정책의 변수로 떠올랐다. 각계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로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물가를 재차 끌어올릴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철도해운노조(RMT)와 유로스타 직원, 우체국 집배원 등 교통 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이 물류 마비 사태를 초래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일부 MPC 위원들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파업과 긴축이 맞물린 경기 침체 가능성도 높다는 점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파업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18%를 창출하는 산업 부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BOE는 ‘길고 얕은 경기 침체’가 이미 올 3분기에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산업계의 불안과 고물가, 극도로 타이트한 고용 시장과 불황이라는 특이한 조합으로 인해 정책 수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MPC 회의 직전까지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되지 않는 점도 속도 조절의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BOE의 이번 결정은 시장의 예측보다도 아슬아슬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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