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해외서 LNG선 '러브콜'…야드에 블록·자재 넘쳐

■영암 현대삼호重 가보니

올해 수주 목표치 77% 초과 달성

자동화기술 앞세워 中과 격차 벌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LNG운반선이 건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삼호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에서 LNG운반선이 건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삼호중공업




9일 전남 영암 대불공단에 있는 현대삼호중공업. 여의도 면적에 육박하는 이 조선소에 들어서자마자 집채만한 선박 블록들이 분주하게 야드로 이동하고 있었다. 수년 전만 해도 일감이 없어 썰렁하던 야드는 이제 블록과 철판과 자재들이 가득 차 있었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삼호는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 중에서도 일감이 넘쳐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올해 수주액은 228억 달러로 목표 대비 30% 초과했다. 현대삼호는 이중 81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 수치보다 77%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였다.



LNG운반선 수요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져 최근 선가도 2억 6000만 달러(약 3400억 원)까지 뛰며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가격이 오르면 후발주자의 진입도 있는 법. 중국 조선사의 추격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현장 관계자들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심감을 내비쳤다. 이승환 현대삼호중공업 상무는 “단순 선박은 중국이 많이 따라왔지만 LNG운반선과 같은 친환경 선박은 아직 한국이 큰 격차가 있는 상황”이라며 “20년 이상 쌓아온 LNG운반선 건조 노하우와 제액화 설비, 중앙통제 시스템, 에너지 절감 장치 등 다양한 기술에서도 중국을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삼호는 이미 2004년부터 LNG운반선을 건조하기 시작했다.



특히 자동화 기술이 압권이다. 대불산단은 원래 울산이나 거제에 비해 배후도시가 작아 인력이 부족했다. 이에 현대삼호는 이미 20여 년전부터 자동용접 기술 등 자동화 분야 기술 개발을 축적해왔다. 이 상무는 “20년 전 초대형유조선(VLCC)를 만들 때 92만 공수가 들었는데 이제는 자동화 덕분에 48만 공수면 된다”고 했다. 1공수는 한 명의 근로자의 하루 일과를 뜻한다. 그는 “단기간에 될 수 없지만 자동화 공정 기술과 환경을 만드는 데 꾸준히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NG운반선의 핵심인 화물창 건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파트 10층 높이의 화물창은 LNG 저장고다. 영하 196도의 거대한 액체상태인 LNG의 출렁이는 힘을 견뎌야하기 때문에 스테인리스 주름판과 방열우레탄폼, 유리섬유로 다중 시공을 해야한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화물창을 세우는 것은 20년 이상 노하우를 가진 국내 조선사 말고는 거의 없다.

LNG운반선 외에도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열풍으로 이중연료추진선 등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도 해외 선주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중연료추진선은 벙커C유뿐 아니라 LNG 등 연료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넘치는 일감에도 현대삼호는 최근 조선소 인력 부족에 울상이다. 특히 협력사 인력이 매우 부족했다. 협력사에서 블록을 만들어 현대삼호에 공급해 선박을 완성하는 구조인데 협력사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편하고 임금도 비슷하게 주는 근처 농촌이나 건설현장으로 떠났다. 대불공단에서 만난 유인숙 유일 대표는 “이 공장에서 원래 700명 가량 일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300명에 그친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부족해 일당도 내국인 수준인 20만 원까지 치솟았다. 일감이 넘치지만 협력사 유일의 공정진행률은 60% 수준이 그치고 있다. 현대삼호도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대졸 생산직 뽑아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삼호는 조선협회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 유치에도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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