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은 소통에 있습니다. 업계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당국과의 제대로 된 교섭을 통해 결과로 이끌 수 있는 힘이 필요하죠.”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이사는 1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금융투자협회장 후보로서 지닌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소통 능력을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기업금융(IB) 영업에서 20년 넘게 발로 뛴 베테랑이다. 그는 “IB 영업을 오랫동안 하면서 다자간 이해관계를 설득하고 조정하는 것이 생활화됐다”며 “이런 능력은 회원사들을 대변해 당국·국회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는 협회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을 보유한 그는 13년간 이끌었던 교보증권 내에서도 ‘경청하는 리더’로서 정평이 났다.
그는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사안으로 배당 세제 개편을 통한 장기 투자 활성화를 꼽았다. 김 전 대표는 “한국 가계소득의 주식 비중은 5~7%에 불과하다”며 “미국은 30%, 일본은 10%대인 것에 비해 현저히 규모가 작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당금 종합과세로 최고 세율이 49.5%에 이르며 금융소득이 증가하면 건강보험료까지 높아지니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하루빨리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시행해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고 배당이 직장인들의 제2의 월급, 노령인구의 제2의 연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에 대해서는 찬성 의사를 밝혔다. 거래세를 없애고 수익이 있는 곳에 과세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지금이 투자자들에게 어려운 시기인 만큼 2년 유예 후 공감대를 다시 형성해 안정적으로 시행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증시 부진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반대하는데 굳이 내년 시행을 밀어붙일 필요가 없다”며 “시기를 맞춰 투자자의 이해를 얻은 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운용 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미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특위를 구성해 전방위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대표는 “펀드 쪽은 공모 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및 대체 투자 쪽이 고사 직전 상황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협회장이 된다면 가장 먼저 특위부터 구성해 업계 구제 방안과 금투 업계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시급히 제도권으로 들여와 대체거래소(ATS)에서 주식처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코인과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회사 자산과 고객 자산을 구분해서 관리해야 한다”며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제도적으로 부정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막아야 시장 신뢰성도 높아지고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7년 전남 장흥 △전남 장흥고 △전남대 경제학과 △연세대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대우증권 입사 △대우증권 IB본부장 △대우증권 법인사업본부장 △대우증권 자산관리영업본부장 △교보증권 IB본부장·프로젝트 금융본부장 △교보증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