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명품 도자기도 '새벽배송' 문 두드린다

송년회 등 연말 홈파티 수요 겨냥

"식재료·테이블웨어 동시에 쇼핑"

로얄코펜하겐, 마켓컬리 입점

포트메리온은 투홈에서 판매

한국도자기·젠한국 등 국내사도

특가행사·기획상품 출시 판촉전

마켓컬리에 입점한 로얄코펜하겐 스타 플루티드 ‘2인 디너 양식 세트’ . 사진 제공=로얄코펜하겐마켓컬리에 입점한 로얄코펜하겐 스타 플루티드 ‘2인 디너 양식 세트’ . 사진 제공=로얄코펜하겐




신선식품이 주로 판매되는 새벽배송 플랫폼에 명품 도자기 그릇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송년회 등 연말 이벤트를 앞두고 음식 재료와 고급 그릇을 동시에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제조사와 판매사들이 명품 그릇을 전략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저가의 중국산 도자기 공습, 혼수용품 수요 감소에 도자기 시장이 위축되면서 제조사들의 판매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15일 도자기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인 로얄코펜하겐은 최근 온라인 새벽배송 전문 플랫폼 마켓컬리에 입점해 연말 시즌 한정 ‘스타 플루티드’를 판매 중이다. 로얄코펜하겐은 지난 9월부터 현대백화점 식품전문 온라인몰인 현대식품관 투홈에도 입점해 4종의 제품을 팔기 시작했으며 현재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품 등 라인업을 10종으로 늘렸다.



현대식품관 투홈에서는 영국 도자기 제조사인 포트메리온의 제품 10여종도 판매되고 있다. 밀폐용기, 접시는 물론 소주잔으로 적합한 도자기 술잔까지 다양하다. 이밖에 핀란드 이딸라, 독일 빌래로이앤보흐, 프랑스의 르크루제와 필리빗 등 해외 유명 도자기 브랜드 제품들이 새벽배송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릇 하나에 10만원을 호가하는 등 대부분 고가 상품들이다.

관련기사



식자재가 주로 판매되는 새벽배송 플랫폼에 최근 고급 그릇들이 대거 등장한 것은 연말연시 이벤트 수요를 겨냥한 전략적 조치다. 이벤트 음식만큼이나 담을 그릇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제조사와 유통사들이 ‘타깃’ 판매 전략을 쓰고 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중심으로 ‘테이블웨어(식기나 식탁보 등 식사 관련 용품)'를 중시하는 소비 풍조가 확산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실제 이러한 판매 전략은 효과를 보고 있다. 로얄코펜하겐은 현대식품관 투홈에 입점시킨 상품 판매액이 3개월만에 50% 가량 뛰었다. 한국로얄코펜하겐 관계자는 “플레이팅(음식을 그릇에 보기 좋게 담는 일)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의 테이블웨어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이벤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장 필요한 테이블웨어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명품 도자기 브랜드도 새벽배송 플랫폼에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도자기 제조사들도 연말연시 온라인 할인을 통해 이벤트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본사 매장에서 이달 말까지 연말 특가 세일을, 온라인몰에서 다음달 1일까지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젠한국도 홈파티용 기획상품을 출시해 판촉행사를 열고 있다.

제조사들이 연말 이벤트 시즌에 사활을 거는 것은 오프라인 시장 침체와도 맞물려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습, 인구 감소·혼인 기피로 인한 혼수용품 수요 감소로 국내 시장 규모가 4000억원 3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 사이 해외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80%까지 장악하면서 국내 최초 도자기 기업인 행남자기는 2015년말 매각되기도 했다.

국내 업체가 주춤하는 사이 해외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도자기 시장을 형성하며 존재감을 키웠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시장 전체가 고전하는 상황이다. 도자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도자기 브랜드들이 많이 빠져나가는 추세”라며 “제조사들이 테이블웨어를 앞세우거나 콜라보(협업) 상품을 늘리는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