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준비해야 할 일들이 하나둘 생긴다. 세탁소에 맡겨둔 두툼한 겨울옷도 찾아오고 동파 위험은 없는지 집안 곳곳을 살펴보기도 한다. 특히 자동차는 배터리·부동액 등 사전 정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설마, 괜찮겠지’라고 안일하게 여기면 한겨울에 시동이 걸리지 않아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위험에 둔감해지거나 익숙해져서 위험하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안전 불감증이라고 한다. 각종 건설 현장 붕괴나 화재 등의 재해도 ‘설마’라는 안일함이 부른 인재(人災)인 경우가 상당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해 사망자 규모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8개국 중 34위라고 한다. 경제 규모에 비해 재해가 많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특히 사망 사고는 제조·건설업에서 많고 고령자나 외국인 등 안전 취약 계층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도 산업 현장의 안전조치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내놓으며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공기관 역시 혁신 과정에서 절감된 인력을 안전 관리 인력으로 재배치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는 추세다.
사고에는 예고가 없듯 철저한 예방만이 정답이다. 이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속 가능한 안전 중심의 경영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우선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매년 안전 경영 책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직장 내 재난 대응 훈련은 물론 임직원이 참여하는 안전 문화 활동 등을 통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나가고 있다. 아울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안전을 위해 직접 국민들의 제안을 접수 받아 안전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캠코의 국·공유 재산 위탁 개발 사업장에서는 필자를 포함한 경영진·실무자의 현장 밀착 안전 관리가 시행되고 있다. 안전 지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건설 현장을 자주 방문해 전문가들과 함께 유해·위험 요소를 직접 찾아보고 있다. 또 현장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안전 관리 개선점을 논의한다. 현장에서는 유난스러울 만큼 참견이 많은 편이다. 올 한 해만 총 55건의 건설 사업장 현장 간담회와 특별 점검을 실시하고 총 11회에 걸쳐 찾아가는 안전 교육 설명회를 개최했다. 캠코가 그간 9년 연속 단 한 건의 중대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던 밑거름이 됐다.
숫자 100에서 1을 빼면 ‘99’가 아닌 ‘0’인 부분이 안전이다. 그만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얘기다. 조그만 틈으로 물이 새 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소극침주(小隙沈舟)를 마음에 새기는 이유다. 작은 일을 소홀히 하면 큰 재앙이 올 수 있듯 안전 역시 소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안전은 필자가 강조하는 캠코 경영의 최우선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