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271560)과 농심(004370)·삼양식품(003230) 등 음식료품주가 나란히 52주 최고가를 새롭게 썼다. ‘사탄랠리’로 불리는 연말 코스피 약세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음식료주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음식료품주는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기 방어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해외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음식료품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8.76포인트(3.96%) 오른 3910.03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률이다. 지수가 3900 선을 돌파한 것은 8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특히 오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8500원(7.14%) 오른 12만 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12만 8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농심(1.89%)과 삼양식품(4.47%) 모두 상승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롭게 썼다. 최근 한 달간(11월 22~12월 21일) 오리온(15.91%), 농심(9.02%), 삼양식품(19.53%) 모두 상승했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3.74%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최근 증권가에서 목표가 하향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이들 종목은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신한투자증권은 오리온의 목표가를 13만 5000원에서 1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DS투자증권(14만 원→16만 원)과 SK증권(12만 5000원→14만 5000원) 등도 오리온의 목표가를 높여잡았다. SK증권은 농심의 목표가를 38만 원에서 42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음식료주는 경기 침체기에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종목이다. 구매 여력이 감소해도 안 살 수 없는 필수 소비재이기 때문이다. 롯데칠성(005300)과 대상(001680)도 최근 한 달간 각각 28.21%, 7.11% 상승했다.
음식료주가 이익 방어력이 뛰어난 데다 해외 성장세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리온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오리온의 지난달 중국 영업이익이 2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8% 상승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점이 고무적”이라며 “중국 방역 정책 완화에 따라 내수 소비가 반등하면 실적 개선이 더 빠를 것이다. 올해 3분기 스낵 성수기, 4분기 파이 성수기를 지나 2023년에는 전 카테고리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트남 등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농심은 북미에서 신라면을 중심으로 고성장세가 예상된다. 1공장 생산량으로는 수요를 못 좇아가자 올해 4월 미국 제2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투자 업계에서는 3분기 기준 45%인 2공장 가동률이 내년 높아질 것으로 본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북미 지역 매출 성장률을 20%대로 예상한다”며 “판매 범위가 북미 동부와 서남부쪽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제품 포트폴리오도 점차 다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전 세계적인 ‘불닭볶음면’ 열풍으로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의 올해 3분기 면스낵 매출액은 20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5% 상승했다. 삼양식품은 5일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식품 업계 최초로 ‘4억불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 해외 실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불닭볶음면은 가장 글로벌 K콘텐츠 확산과 맞닿아 있는 제품”이라며 “유튜브를 통해 불닭볶음면 챌린지로 제품이 알려지고 방탄소년단 등 K팝 스타들의 소비 모습으로 팬들이 유입하는 등 글로벌 MZ세대를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최근에는 중국이나 아시아·미국·중동향 수출도 고성장하는 등 지역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