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 등에 따른 자본 확충을 위해 태광그룹 계열사로부터 총 2300억원을 유상증자 형태로 수혈 받는다.
흥국생명은 같은 태광그룹 계열 비상장사인 티시스와 티캐스트가 총 2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21일 공시했다. 증자 참여액은 티시스(옛 태광관광개발)가 2000억원, 방송 콘텐츠업체 티캐스트가 300억원이다.
티시스는 태광산업이 지분 46.3%,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다. 티캐스트는 이 회장이 과반 지분(51.8%)을 보유하고 있는 홈쇼핑업체 티알엔의 100% 자회사다. 애초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가 논란을 빚었던 태광산업은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 총 유상증자 규모는 지난 14일 공시한 2800억원에서 50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발행되는 전환우선주 규모도 297만주에서 244만주로 줄었다.
당초 보험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이 콜옵션 행사 후 건전성 감독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가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채권금리 하락으로 시가로 평가한 채권 자산의 규모가 늘면서 4분기 지급여력(RBC) 비율을 금융당국 권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흥국생명은 지난달 1일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 행사를 연기했다가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지난달 9일 이를 번복하고 조기상환권 행사를 결정했다. 흥국생명은 조기상환권 행사를 발표하면서 소속 그룹인 태광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