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제는 의원입법 규제영향평가 제도 도입해야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무분별한 규제 입법을 방지하기 위해 의원입법에 규제 영향 분석과 규제 일몰제를 도입하는 국회법 개정안과 국회 규제입법정책처 신설 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정부 제출 법안의 경우 소관 부처의 규제 영향 분석과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받게 돼 있지만 의원입법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의원입법이 새 규제를 만드는 공장’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2000년대 초부터 의원입법도 입법 영향 평가를 받도록 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신설·강화된 규제 법률 304건의 89.1%인 271건이 의원입법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법안을 낼 때마다 입법 영향 평가를 받도록 하면 입법권이 제한된다”는 의원들의 반발에 밀려 번번이 제도 도입이 무산됐다. 무엇보다 과도한 의원입법 발의 건수가 문제다. 의원 발의 법률안은 17대 국회 5728건에서 20대 국회 2만 1594건으로 3.7배 늘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도 의원입법 발의는 1만 4144건으로 20대 같은 기간 대비 17.3% 증가했다. 이러다 보니 기존 규제를 없애도 신설 규제가 더 많이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200일 동안 규제 법률 18건을 개정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국회는 같은 기간 의원입법으로 규제 법안 71건을 새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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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규제가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모래주머니’라는 지적을 받는 만큼 의원들도 규제 영향 평가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 미국·영국 등 주요국들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의원입법에 대해서도 입법 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도 늦었지만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 영향 평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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