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22일 인도네시아 땅그랑 시(市) 남부 지역에 50번째 점포인 ‘세르퐁(Serpong)점’을 신규 오픈했다.
세르퐁은 인구 150만 명이 주거하고 있는 인구 밀집 지역으로 20~30대 인구 구성비가 높은 곳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인도네시아 전체 1인당 GDP의 약 2.5배가 넘는 고소득 전문직이 다수 거주하는 특수 상권이기도 하다. 현재 오피스, 쇼핑몰 등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는 등 발전 가능성이 높은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상권을 아우르는 현대식 유통 채널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에 문 연 롯데마트 세르퐁점은 지역의 유일한 현대식 도매점이며 4,628㎡ 규모의 단층으로 매장 면적의 80% 이상을 식품 코너로 채워 상품 경쟁력에 힘을 줬다. 특히 상권의 핵심 고객인 호텔·레스토랑·카페, 일명 ‘HORECA’ 사업자와 고소득층의 일반 소매 고객을 모두 겨냥한 매장 환경과 상품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사업자 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들을 모아놓은 ‘HORECA 센터’와 현지 노점, 상점을 운영하는 업주 전용 소용량 상품을 모아놓은 ‘리테일러 존’을 둬 소매 유통업자 고객의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 일반 소매 고객들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소매점에서 살 수 있는 상품군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현지 고객의 트렌드를 고려한 특화 존을 다수 마련해 아시아, 북미, 호주 등의 상품을 모아놓은 ‘글로벌상품 존’, 다양한 건강·뷰티(H&B)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뷰티 어드바이스 존’, 레디투드링크(RTD) 성장세를 반영한 ‘RTD 주스 존’ 등도 마련했다.
현지에서 인기인 K-푸드도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올 10월 인도네시아 현지에 K-푸드 개발을 위한 푸드이노베이션랩(FIL)을 설립한 바 있다. 세르퐁점에서는 FIL 대표 상품인 양념 치킨, 유부 초밥, 떡볶이 이외에도 한국식 베이커리 메뉴인 크림소보로, 고구마 빵은 물론, 새로 개발한 참치 컵밥, 매운오뎅 김밥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롯데마트의 자체 피자 브랜드인 ‘치즈앤도우’ 인도네시아 1호점도 이곳에 둥지를 틀고 현지 FIL에서 개발한 메뉴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Makro) 19개 점을 인수하며 대한민국 유통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는 1만 7000개 이상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도매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이를 섬이나 작은 마을로 가져가 다시 판매하는 소매 형식의 유통구조가 보편화대 있다. 이 같은 특성을 반영해 롯데마트는 지금까지 35개의 도매점과 14개의 소매점을 운영해 왔으며 세르퐁점은 36번째 도매점이다.
롯데마트가 일찍이 인도네시아를 주목한 이유는 경제 발전의 잠재력을 알아봤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인구(약 2억 7000만 명)가 살고 있고, 국민의 식료품 소비 비중이 높아 그로서리 유통 채널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다. 반면 대형마트 점유율은 전체 소매시장 대비 낮아 롯데마트에는 좋은 기회 요인이다. 미국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2075년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인도네시아의 경제 규모가 세계 4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는 현지 그로서리 1번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도시와 고속도로 지선 상에 도매점과 소매점을 적절히 늘려가며 인도네시아의 물류 거점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창용 롯데마트 해외본부장은 “팬데믹이 끝을 보이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50호점을 2년 만에 오픈했다”며 “세르퐁점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유통업계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적 투자와 영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