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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3도 찍었다"…전세계 덮친 '죽음의 한파'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제트기류' 약해져…한파 등 이상기후 생성

북극 돌던 차가운 공기, 한국 비롯해 미국·유럽으로 남하

"기후변화 넘어 '기후비상' 상태…인류 공멸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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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한파가 한반도를 덮친 가운데, 이번 겨울이 1907년 이래 역대 다섯 번째로 추운 겨울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측이 나왔다. 미국에서도 약 2억명의 주민에게 한파 경보가 발령되며 크리스마스 시즌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멈췄다. 대만에서는 사흘 간 99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전세계에 휘몰아친 이상기후와 한파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소용돌이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북극의 찬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인 폭탄 사이클론이 미국을 덮칠 것으로 예보됐다. 혹한, 폭설, 강풍, 홍수가 곳곳에서 발생해 비행편이 무더기로 취소되고 철도와 도로 교통도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크리스마스에서 신년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연말 여행 성수기 1억명 이상이 대이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미국 전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미국 기상당국은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겨울 폭풍'이 중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면서 약 1억3500만명이 사는 지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몬태나주의 일부 산악 지방은 이날 기온이 최저 영하 46도로 급강하했고, 캐나다 북서부에서는 영하 53도를 찍는 지역도 나왔다. 덴버는 이날 오전 32년 만의 최저 기온인 영하 31도를 찍었고, 시카고는 이날 밤 영하 21도로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아이오와주 디모인은 체감기온이 영하 38도로 떨어질 수 있다고 기상당국은 밝혔다.



폭설과 눈보라도 곳곳을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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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서는 최대 18㎝의 눈이 내리고,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에는 최대 91㎝의 기록적인 눈이 쌓일 것으로 예보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눈이 내리는 가운데 한 시민이 담요를 두르고 길을 건너고 있다. AP연합뉴스미국 세인트루이스에 눈이 내리는 가운데 한 시민이 담요를 두르고 길을 건너고 있다. AP연합뉴스


기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상한파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구의 평균 기온을 높이는 온난화 현상이 역설적으로 '추운 겨울'을 만드는 것은 '북극 진동 지수'로 설명할 수 있는데, 최근 온난화로 북극이 점차 따뜻해지고 빙하가 녹은 것과 연관이 있다.

겨울철 찬 공기를 끌어들이며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북극의 ‘극 소용돌이’가 지구 온난화로 불안정해지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 즉 북극 주변을 빠르고 좁게 도는 공기 흐름인 '제트기류'가 약화되고, 느슨해진 제트기류로 인해 북극을 돌던 차가운 공기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동아시아를 포함한 중위도로 내려오게 된다.

실제로 미 해양대기청이 매달 집계하는 북극 진동 지수(극지방을 회전하는 소용돌이의 강약을 측정한 값)는 2020년부터 이듬해 1월 사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평년보다 훨씬 추운 겨울 날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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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남성현 교수는 23일 전파를 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이 같은 제트기류의 변화를 지적했다. 남 교수는 "각종 기상 이변, 자연재해 피해 규모가 심해지고 있다"며 "2019년에는 '기후비상'이라는 단어가 옥스포드 사전 올해의 단어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지구 온난화는 기후변화를 넘어 현재 지구의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가 됐다. 자칫 인류 전체를 공멸로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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