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태원 참사 책임과 관련 이태원파출소 소속 팀장 2명 등 4명을 피의자로 추가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간 수사를 통해 확보한 객관적 자료와 진술 등을 토대로 이태원 파출소 팀장 3명을 추가 입건했다”고 말했다.
추가 입건자는 이태원파출소 팀장 2명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 인근 해밀톤호텔 별관 1층에 위치한 클럽 ‘프로스트’ 대표이사다.
파출소팀장 2명은 참사 당일 112 신고 처리와 종결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시상)를 받는다.
이달 2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태원파출소가 112 신고시스템에 허위로 입력한 사실을 확인해 이들 2명을 경찰 특수본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들은 참사가 발생하기 전 접수된 112 신고를 처리하면서 신고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는데도 상담·안내한 것처럼 처리하고,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도 출동한 것처럼 허위로 근무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본은 조만간 해당 팀장 2명을 소환해 구체적인 경위를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프로스트 대표는 클럽 입구에 불법 건축물을 세워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건축법·도로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프로스트는 참사 전날인 10월 28일 핼러윈 기간 손님이 몰릴 것을 대비해 대기 장소로 활용하기 위한 건축물과 시설물을 설치했다.
특수본은 이 불법 건축물 탓에 참사 당시 인파 밀집도가 높아졌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신병을 확보한 특수본은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 책임자 가운데 주요 피의자 중 한 명인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역시 구속될 경우 참사와 관련 일선 현장 책임자 수사는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 서장은 참사 직전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참사를 초래하고, 참사 발생 후에도 적절한 구조 지휘를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는다.
앞서 이 전 서장은 23일, 박 구청장은 26일 차례로 구속됐다.
주요 피의자 신병 확보를 매개체로 특수본은 업무상과실차사상 혐의를 상급 기관인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에 적용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실제 특수본은 지난주 행안부 직원들을 상대로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는 1차 조사를 마쳤고, 이번 주 내로 서울시에 대한 조사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이 행안부와 서울시에도 주의의무 책임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이상민(57) 행안부 장관과 오세훈(61) 서울시장 등 윗선 역시 업무상과실치사상 공동정범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참사 당시 서울시장은 해외출장 중이었다고 알고 있다”며 “다만 사전에 재난안전관리 계획을 적절히 수립했는지 여부는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장관의 피의자 조사 여부에 대해서도 “행안부 공무원 상대로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 위한 1차 조사는 마무리 했고 조사내용 분석 후 판단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특수본은 경찰직급 중 두 번쨰로 높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김광호 서울청장에 대한 조사는 현재로선 일단락 됐다고 본다"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