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8일 과잉 생산된 쌀의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단독 의결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통과시켰다. 농해수위 위원 19명 중 12명이 찬성했다. 민주당 의원 11명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찬성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10월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두 달 넘게 처리가 되지 않자 민주당이 의석 수를 활용해 직회부를 관철시킨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가 특정 법안 심사를 60일 안에 마치지 않으면 소관하는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은 간사와 협의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이 같은 합의가 없으면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 3의 동의를 얻고 본회의에 상정이 가능하다.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상정 절차를 두고 여야가 얼굴을 붉혔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해당 안건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안건”이라며 “포퓰리즘적 법안의 날치기 처리 대신 여야와 농민단체, 정부가 머리를 맞대자”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김승남 의원은 “쌀 과잉공급에 대비한 예외조항을 두자고 여당에 수차례 제안했는데도 무조건 ‘안 된다’라고만 주장하기 때문에 타협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며 “(본회의 부의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맞섰다.
민주당 소속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이 표결을 강행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투표 무효입니다” “통과돼도 법률적 하자가 있으니 가처분 신청 낼 겁니다” “날치기입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통과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체회의 개의 전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 안건이 의결됐다는 보도자료가 기자들에게 배포됐다”며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미래 준비한 시나리오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쌀값안정화법이라고 주장하는 법이 농민, 농업을 망칠 수 있는 악법임을 왜 깨닫지 못 하느냐”며 “지금이라도 농업파탄법인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일방적 추진을 중단하고, 쌀 시장의 구조적 해법을 마련하는 정책 수립에 적극 동참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