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학개미들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이 모두 급락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테슬라(TSLA) 주가는 3분의 1 토막이 났다. 올해 기술주들이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결국 꺾이면서 레버리지 투자에 활용된 자금 절반 이상이 증발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연간(1월 3일~12월 28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테슬라로 총 27억 4371만 달러(약 3조 4653억 원)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투자 성과는 참혹하다. 테슬라 주가는 이 기간 399.93달러에서 121.82달러로 69.54% 하락했다. 주가 급락으로 테슬라 시가총액은 6700억 달러 이상 줄며 세계 시총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다만 투자자들은 테슬라 반등에 대한 희망을 끈을 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는 오너 리스크, 수요 감소 등의 우려로 테슬라 주가가 37% 하락한 12월에만 1억 4730만 달러를 추가로 사들였다.
테슬라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나스닥100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순매수 규모는 26억 9731만 달러(약 3조 4000억 원)다. 한 해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와 TQQQ를 사들인 액수만 54억 4102만 달러(약 6조 8557억 원)에 이르는 셈이다.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 리스크 요인에 짓눌린 TQQQ의 주가 하락 폭은 79.78%에 달했다. 그러나 세계 투자은행(IB)들의 낙관적 전망에 지수 하락이 이어질 때마다 추가 매수세가 잇따랐다. 올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빠짐없이 TQQQ는 국내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연간 최대 손실률을 기록한 종목은 순매수 3위에 오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SOXL)’ ETF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한다. 서학개미는 SOXL를 16억 3577억 원 사들였지만 수익률은 -86.59%에 달한다. 연초 72달러 선이었던 주가는 29일(현지 시간) 기준 9.67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역시 연초 전망과 달리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수급 불균형에 따른 침체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밖에 순매수 10위권에 든 단일 종목은 엔비디아(NVDA·6억 6522만 달러), 애플(APLE·5억 597만 달러), 알파벳(GOOGL·4억 5053만 달러), 아이온큐(IONQ·3억 369만 달러)로 모두 기술주였다. 이들 중 애플 주가 하락 폭(-28.79%)이 가장 작았고 아이온큐(-79.74%) 하락 폭이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