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한국 게임에 1인당 가장 많은 돈을 쓴 국가는 올해 월드컵 주최국으로도 잘 알려진 카타르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민소득(GDP)이 7만 달러로 전 세계 5위권 수준인 이 나라는 중국과 미국을 단숨에 제치며 ‘오일머니’의 위용을 뽐냈다.
3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2년도 해외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16개국, 6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남아시아 2개국(인도·파키스탄) 및 중동 5개국(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요르단·카타르) 등 신흥시장 7개국이 조사 대상에 신규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타르는 1인당 한국 게임에 월 평균 76.21달러(약 9만 6200원)를, 아랍에미리트(UAE)는 68.98달러(8만 7100원)를 지출해 중동의 두 산유국이 나란히 1·2위를 석권했다. 지난해 각각 1·3등을 차지했던 중국과 미국은 각각 60.77달러(7만 6700원)와 55.51달러(7만 100원)를 기록해 3·4위로 밀렸다. 보고서는 “천연가스와 석유가 경제의 중심인 카타르와 UAE는 1인당 국민소득이 각각 6만 8000달러, 4만 3000달러에 달한다”며 두 나라의 남다른 구매력의 비결로 ‘오일머니’를 지목했다.
한국 게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곳 역시 이슬람 국가였다. 파키스탄은 1인당 주말에 무려 4시간가량(237분)을 한국 게임을 즐기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키스탄은 서남아시아에 위치해 있지만 중동과 함께 이슬람 문화권으로 묶인다. 이어 2,3위를 차지한 곳도 UAE(235분), 카타르(229분)로 모두 중동 국가였다. 특히 이슬람권 국가 출신 답변자의 절반가량이 한 달간의 단식 기간인 ‘라마단’ 동안 게임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썼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라마단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슷한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슬람권 국가 6곳 중 4곳은 한국 게임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로 ‘주변에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많아서’를 꼽았다. 답변을 반영하듯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펄어비스(263750)의 ‘검은사막’이 이슬람권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게임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올해 국가별로 가장 선호하는 게임은 중국 ‘크로스파이어’, 미국 ‘배틀그라운드’, 일본 ‘검은사막’으로 주요국은 지난해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유럽에서는 조사 대상 5개국 중 4개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서 출시 20년이 지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의외의 인기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