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한국판 입실론' 성공하자… 北, 애꿎은 알섬에 미사일 화풀이

北 중화군 일대서 SRBM 발사

동해 알섬 겨냥…14분간 3발 쏴

합참 "350여km 비행 후 탄착"

日 "3발 모두 고도는 100km"

5월 12일 및 10월 9일과 비슷해

초대형 방사포 KN-25일 가능성

한미, 확고한 대북 대비태세 유지

북한 초대형 방사포 KN-25가 2019년 8월 24일 발사되는 모습. 북한이 2022년 12월 31일 동해상으로 3발 쏜 SRBM도 한국 및 일본이 탐지한 제원 등에 미뤄볼 때 KN-25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북한 초대형 방사포 KN-25가 2019년 8월 24일 발사되는 모습. 북한이 2022년 12월 31일 동해상으로 3발 쏜 SRBM도 한국 및 일본이 탐지한 제원 등에 미뤄볼 때 KN-25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31일 오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쐈다. 전날 우리 측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안흥시험장에서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우주로켓) 2차 비행시험을 성공시킨 것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31일 오전 8시 1분 무렵부터 북한이 황해북도 중화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3발을 포착했다. NHK는 일본 방위성 당국자를 인용해 해당 미사일들이 오전 8시1~15분의 14분간 사이에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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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과 일본 방위성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미사일들의 최대 고도는 100km, 비행거리는 350여km다. 이들 미사일은 북한이 사격표적지로 주로 사용하는 동해 상의 무인도인 알섬에 탄착했다. 이번에 탐지된 SRBM의 제원은 북한이 지난 5월 12일 평양 순안에서 3발(비행거리 360km, 고도 90km), 10월 9일 강원도 문천(원산 북방)에서 2발(비행거리 약 350km, 고도 약 90km) 쐈던 미사일들과 유사하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이 쏜 탄종 역시 지난 5월 12일 및 10월 9일과 마찬가지로 초대형 방사포 'KN-25'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KN-25는 유도비행 기능이 없는 일반 방사포(다연장로켓포)와 달리 표적을 비교적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발사 원점인 중화군은 그동안 북한이 대남용 SRBM들을 대거 포진시켜놓았던 지역이다. 중화군은 행정구역상으로는 황해북도이지만 사실상 평양 이남에 인접해 있다. 따라서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등은 평양시민들이 관측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이 전날 쏜 고체연료 추진 우주로켓이 서울 뿐 아니라 전국에서 보일 정도로 장관이었고 이것이 북측에 대한 우리측의 압도적 우주기술력을 과시한 측면이 있었던 만큼 북측은 사기 저하를 우려해 평양시민들이 모두 볼 수 있는 지점에서 탄도탄을 연이어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북한의 도발은 지난 30일 저녁 ADD가 고체연료 추진 우주로켓을 저궤도 상공까지 발사해 모든 기능의 성공적인 작동을 확인했던 2차 비행시험에 대한 대응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 측 고체로켓은 일본의 대표적인 고체연료 추진 우주로켓인 ‘입실론’의 초기 버전처럼 4단으로 구성됐으며, 성능도 입실론에 견주어 볼 때 정상급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고체연료 추진 로켓보다도 성능면에서 우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ADD는 이번 2차 비행 시험에서 발사 이후 2~4단 로켓 및 페어링을 성공적으로 분리시켰고 위성 모사품(더미 위성)도 정상적으로 분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로켓이 완성되면 2025년까지는 국산 초소형 정찰위성을 탑재해 저궤도에 올리는 실전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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