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후원금으로 월세 충당”…얼어붙은 경기에도 따뜻한 새해 손길

■시흥 큰별지역아동센터 가보니

시도 지원금 90%, 후원금 10%로 운영

지자체 예산으론 월세 지출 불가

35평 남짓 공간 식당·놀이방 겸해

후원금 절반은 체험활동에 사용

"젊은세대 관심분야에 집중 기부"

경기 부진에도 도움 손길 늘어나

아이들이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큰별지역아동센터에서 스티커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강동헌 기자아이들이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큰별지역아동센터에서 스티커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강동헌 기자




“지난해에도 후원금 덕분에 월세를 낼 수 있었어요. 올해도 후원금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3일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큰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학습지 수업이 예정된 고학년 아이들은 곧장 학습실에서 외부 강사의 수업을 듣고 남은 아이들은 급식실에 모여 장난감을 만지작거렸다. 이금자 센터장은 “방학 때는 오전 9시부터 아이들이 하루 종일 이곳에 맡겨져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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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평 남짓한 아동센터는 공간이 넉넉지 않아 놀이방과 식당을 겸해 사용하고 있다. 식사 시간만 상을 펴 밥을 먹고 나머지 시간은 장난감을 갖고 논다. 센터 관계자는 “월세는 지방자치단체 지원 예산으로 쓸 수 없게 돼 있어 후원금으로 충당한다”며 “여건이 된다면 더 넓은 곳으로 옮겨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아동센터는 전체 예산의 약 90%를 시도 지원금, 10%를 기부 후원금으로 운용하고 있다. 후원금 중 절반은 월세로 지출한다.

후원금 모금을 위해 소위 ‘영업’을 다니는 것도 센터장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과거에는 기업이나 관공서를 직접 방문해 후원자를 모집했지만 최근에는 ‘카카오 같이가치’나 ‘네이버 해피빈’ 등에 모금 게시글을 올리는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한다. 초록우산이나 사랑의열매처럼 대형 공익법인에서 지원해주는 후원 사업에 제안서를 올리기도 한다. 큰별지역아동센터는 월세를 제외하면 대부분 체험 활동에 후원금을 사용한다. 아동센터 관계자는 “후원금이 일정하게 들어오면 좋은데 들쭉날쭉해 비정기적인 행사에 쓰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에게 갖고 싶은 거나 하고 싶은 것을 많이 물어보는데 주로 체험 활동을 하고 싶다고 답한다”고 설명했다.

큰별지역아동센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어려운 사정을 알고 정기적으로 후원을 해주는 시민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덕분이다. 최근에는 한 도수치료사 유튜버가 콘텐츠 수익금과 월급을 합해 물품 후원을 하기 시작했다. 후원금이 부족한 다른 센터는 센터장이 본인의 월급으로 월세를 내는 곳도 있다고 한다.

경기 부진에 예전보다 기부가 줄고 있지만 아직도 따듯한 후원의 손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11월까지 839억 1700만 원의 후원금이 들어와 전년 대비 약 14.2% 늘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후원금은 2018년 574억 7100만 원, 2019년 631억 1100만 원, 2020년 762억 4000만 원, 2021년 831억 9200만 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정순돌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으면 정부 등 공공기관의 지원이 어렵다고 판단돼 민간 차원에서의 기부가 느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이영주 팀장은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막연하게 ‘불우 이웃을 돕자’보다는 관심 있는 이슈나 분야에 집중적으로 기부하고 동정심보다는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에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강동헌 기자·이건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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