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최근 호텔·항공·유통 등 리오프닝 관련주들의 지분을 대폭 늘렸다. 전 세계적으로 출입국 규제가 풀리면서 내년부터 해외여행 수요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국내 유통 기업들의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자 국민연금이 이에 대한 베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업황 우려가 커진 화학주 등에 대해서는 지분 비중을 축소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리오프닝 관련주들의 지분을 큰 폭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세 차례에 걸쳐 호텔신라(008770) 121만 3654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에 따라 보유한 호텔신라 지분율은 기존 7.58%에서 10.67%로 3.09%포인트 늘었다. 국민연금의 추가 매수 목록에는 항공사·여행사 등도 포함됐다. 11~12월 중으로 제주항공(089590) 87만 8494주(지분율 1.14%), 진에어(272450) 38만 1089주(0.73%), 하나투어(039130) 24만 5121주(1.53%)를 추가로 확보했다.
대표적인 리오프닝 관련주로 꼽히는 소비유통주들 역시 대거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주인 아모레G(002790)를 166만 2475주(2.01%), 아모레퍼시픽은 58만 4880주(1.01%) 추가 매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등에 매출이 타격을 입으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 대중국 수요 회복, 북미·동남아 등 비중국 수출 비중 확대 등에 따라 이익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삼양식품(003230)(1.13%), GS리테일(007070)(1.03%), 오리온홀딩스(001800)(1%) 등의 주식도 추가로 확보해 보유 지분을 늘렸다.
이밖에 석유화학 업체 대한유화(006650)(3.33%), 건설기계 업체 현대두산인프라코어(042670)(3.08%), 아프리카TV(067160)(3.33%) 등에 대해서도 지분을 더 늘렸다. 지난해 11월 유니드 보드사업부가 인적 분할 후 재상장한 코스닥사 유니드비티플러스(446070)의 경우 39만 3231주(3.71%) 규모를 신규 매수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반도체 소재주 및 첨단 소재 화학주들에 대한 지분을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10~12월 네 차례에 걸쳐 효성화학(298000) 주식을 13만 5329주 처분했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율은 기존 12.16%에서 7.92%로 4.24%포인트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롯데정밀화학(004000)(-1.01%), 코스모신소재(005070)(-1.03%), PI첨단소재(178920)(-1.01%), 해성디에스(195870)(-1.06%) 등의 보유 지분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