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봉쇄 조치와 경기 둔화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중국한국상회 등과 지난해 9∼10월 중국 진출 기업 406곳을 대상으로 경영환경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연구원 측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에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45.1%로 2020년 조사 당시(27.1%) 대비 상승했다. 이익이 감소한 기업도 29.2%에서 51.9%로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가동률이 60% 이하였다는 기업은 52.0%에 달했으며 80% 이상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3.8%에 불과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경영환경이 상당폭 악화된 셈이다.
기업들은 이 같은 매출 감소 원인으로 현지 수요 감소, 경쟁 심화, 코로나19 등을 꼽았다. 민감한 현지 규제와 관련해서는 환경, 인허가, 소방 안전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중국 진출 기업의 60%는 중국 정부의 규제 정책과 생산 비용 상승, 수요 시장의 변화로 향후 대내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감한 대외 환경 변화 요소로는 코로나19, 미중 갈등, 한반도 이슈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철수나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대외 환경변화 이유로 중국 내 생산비용 상승(38.3%)과 경쟁심화(22.3%)를 주로 꼽았다. 미중 분쟁 때문이라는 기업도 16.0%를 차지했다.
중국 진출 기업의 원부자재 조달처는 중국 현지가 71.3%로 2년전 조사 대비 5.5%포인트 늘었다. 원부자재 조달처가 한국이라고 답한 기업은 2년전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24.9%를 기록했다. 현지 생산 제품 판매처는 중국 기업이 38.5%로 7.0%포인트 늘었다. 판매처를 중국 내 한국 기업이라고 답한 비율은 30.2%를, 한국이라고 답한 비율은 16.8%를 각각 기록했다.
산업연구원 측은 “중국진출기업의 공급망은 한·중 간 독립된 구조적 특징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정부 간 협의채널 강화와 같은 정책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정부의 보이지 않는 규제 등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정책협의 채널을 통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며 신규 대중국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구조조정기에 대중국직접투자에 대한 전략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