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의 일부 지점들이 올해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다. 코로나19로 단축된 영업시간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점심시간까지 문을 닫을 경우 고객들의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점심시간 동시 사용을 위한 파일럿 지점을 선정하고 이달 30일부터 일부 점포는 점심시간 영업을 중단한다. 파일럿 지점은 총 14곳으로 주로 관공서·군부대 내 위치한 점포, 고객들의 방문이 적은 소형 점포들이다. 은행 영업이 중단되는 점심시간은 지점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정할 수 있다.
은행원의 점심시간 동시 사용을 시범 도입한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대구은행·부산은행 등 지방은행이 소형 점포에 한해 낮 12시 30분~오후 1시 30분 혹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한 시간 동안 업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의 점심시간 영업 중단은 금융권 노동조합이 임단협 때마다 요구했던 것이다. 노조는 2~3교대로 점심시간을 사용하는 기존의 방식이 은행원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불완전 판매의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들어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금융 서비스의 채널이 다양해졌고 이용자도 많아진 점이 은행원의 점심시간 동시 사용의 근거로 거론됐다.
하지만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쪼개 은행 업무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은행 이용에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지만 시중은행의 영업시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한 시간씩 단축한 것에서 아직 복귀하지 않은 상황에 점심시간마저 은행 이용이 제한되는 점도 고객의 반발을 더 키운다. 현재 시중은행의 영업시간은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돼 운영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영업시간 정상화 조건으로 실내 마스크 전면 해제를 내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