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위치한 플러그앤드플레이 테크 센터로 들어서면 입구에 빼곡하게 걸린 기업 현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LG·SK·현대모비스 등 한국 대기업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P&G·월마트·엑손모빌 등 글로벌 대기업까지 즐비하다. 한국 대기업이 실리콘밸리를 찾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기도 하다는 플러그앤드플레이 테크 센터는 단지 스타트업 투자와 성장을 위한 자문 역할에 집중하는 액셀러레이터와 달리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개방된 생태계에서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강점이 있다. 대기업의 가려운 곳을 찾아주고 이를 가장 적절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 매칭하는 데 있어 독보적 역할로 존재감을 알리면서 현재 플러그앤드플레이와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은 500곳이 넘는다.
사이드 아미디 플러그앤드플레이 회장은 “더 이상 전통적인 연구개발(R&D) 방식으로는 덩치 큰 기업이 스타트업의 빠른 기술 개발 속도를 따라잡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스타트업과 협업함으로써 빠르게 실행하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40여 개국, 6만여 개에 달하는 방대한 스타트업 풀을 갖춘 만큼 대기업들이 필요로 하거나 존재 자체를 몰랐던 기술까지도 찾아내 매칭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는 플러그앤드플레이와의 협업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성지로 떠오른 곳이다. 슈투트가르트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인 벤츠를 비롯해 포르쉐·폭스바겐 등 자동차 명가의 고장이다.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기술 등 혁신 영역에서 스타트업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전통 자동차 기업들의 협업 수요가 늘어나자 틈새를 파고든 것이 플러그앤드플레이다. 슈투트가르트 지사가 문을 연 지 7년 만에 벤츠는 해마다 20~30곳의 스타트업과 협업할 정도로 활발한 오픈 이노베이션에 나서고 있다. 포르쉐와 폭스바겐 역시 플러그앤드플레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아미디 회장은 “지난해 이집트 카이로, 캐나다 앨버타주에도 지사를 내면서 새로운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며 “올해는 전 세계에 10곳 이상의 지사를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