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 CD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허인섭(사진) 덕성여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3일 오후 8시 30분께 별세했다. 향년 66세.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연세대 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하와이대에서 불교 철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이 고려대장경 전산화에 관여한 것은 유학 도중 1994년에 잠시 귀국했을 때 1993년에 설립된 고려대장경연구소의 이사장인 종림 스님과 인연을 맺으면서부터였다. 2000년에 나온 ‘고려대장경 전산화본 2000’ CD가 그의 손길이 닿은 작품이다. CD-ROM에 담은 색인어로 대장경 내용을 검색할 수 있게 하려고 불교학자 찰스 뮬러가 제공한 불교 용어 14만어를 대장경과 일일이 대조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다. 2005년에는 남북 팔만대장경 공동 번역을 추진하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서미영 씨와 아들 허윤 씨, 며느리 전은주 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3호실, 발인 6일 오전 6시, 장지 용인공원묘원이다. (02)2227-7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