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사상 첫 제1야당 대표 檢 출두…"당당히 임할 것" "죗값 치를 때"

[이재명, 10일 오전 출석]

"李 구속되면 나라 뒤집어진다"

野, 비명 반발 차단 여론전 돌입

1월 임시국회도 단독 소집 결정

與 "이재명 방탄용일 뿐"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평화·안보대책위원회 긴급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평화·안보대책위원회 긴급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10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제1 야당의 당수 소환은 전례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 측은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는 비명계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고 대국민 여론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민생 우선 기조에서 벗어나 대정부 투쟁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정국이 새해 초부터 빠르게 얼어붙는 분위기다. 제1 야당의 현직 대표가 검찰 소환 요구를 받고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6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10일 오전 10시 30분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는 일정이 합의됐다”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출석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이 대표는 당당히 출석해 입장을 말씀하신다고 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과 갈지, 어떻게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출석 결정을 놓고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불법 리스크에 대한 법의 심판은 이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검찰도 이 대표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버티고 버티다 결국 떠밀려 검찰 조사에 끌려가면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지방 권력을 사유화해 비리 세력과 붙어먹었던, 그 씻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한 죗값을 이제는 치러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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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이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12월 28일 소환 통보했다. 이 대표가 미리 준비된 일정이 있다며 출석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5~2018년 네이버·두산건설·NH농협은행·차병원 등 기업 6곳으로부터 부지 용도 변경 등 현안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성남FC에 160억여 원의 광고비를 내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당을 분리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확산됐지만 이 대표의 출석을 계기로 당분간 원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상대책위원장 출신인 우상호 의원은 “사람들이 너무 쉽게 얘기하는데 대한민국 정치사에 제1 야당의 당수를 구속한 전례가 없다”면서 “명백한 100% 증거도 없는데 그런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이 대표를 구속한다면) 나라가 뒤집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차떼기 사건으로 수천억 원의 정치자금을 마련했을 때도 당사자를 구속하지 않았고 이회창 후보도 사후에 구속하지 않았다”면서 “(여당 측에서) 방탄이니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 저는 굉장히 모욕적으로 느껴진다”고 성토했다.

민주당은 한편 이날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1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했다. 소집 요구서에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회 규정상 이날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면 사흘 뒤인 9일부터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된다. 12월 임시국회가 8일 종료되자마자 곧바로 새 회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이용해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등을 막으려는 ‘방탄용’이라고 비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방탄을 위한 정쟁은 접고 1월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에 쟁점 민생 법안에 대한 충분한 여야 사전 협의와 정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당이 떠안는 상황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검찰의 소환 조사까지 당한 당 대표를 막상 공개적으로 흔들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진용 기자·정상훈 기자·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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