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한숨이 커진 가운데 결혼식 식사 비용까지 오르면서 축의금 적정 액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밥을 먹으면 10만원, 참석하지 않으면 5만원이 국룰(국민룰,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이라는 말이 공식처럼 호응을 얻고 있지만, 결혼식 식대가 더 오르면서 이마저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사회초년생에 축의금 10만원은 부담된다. 7만원은 안 되나요”라는 고민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지금 축의금은 기본이 10만원인데, 축의금 부담 때문에 애매한 관계의 지인 결혼식엔 아예 가지 않게 된다”며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5만원과 10만원 사이에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30대 사회초년생들은 주변에 결혼하는 지인들이 느는데 월급 받아 생활비 쓰고 경·조사비까지 내면 저축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축의금은 결혼하는 사람과의 친밀도나 사회적 관계 등 상황이 제각각이다 보니 ‘적정 액수’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직장 선배의 결혼식에 축의금 10만원을 내고 아내와 함께 와 밥을 먹었다는 이유로 면박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회사 동료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축의금을 5만원 냈다는 이유로 서운하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연도 알려졌다.
축의금 액수를 정할 때 고려하는 기준은 당사자와의 관계가 가장 크다. 자신과 친한 친구인지, 매일 만나는 직장 동료인지, 아니면 자주 만나지 않는 지인인지 등에 따라 액수가 달라진다.
이에 나름대로 ‘축의금 기준’을 마련한 게시물도 호응을 얻고 있다.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하는 사이는 ‘3만원(불참)’ △직장 동료는 ‘5만원’ △친한 친구는 ‘10만원 이상’이라는 내용이다.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기 한다. 한 직장인은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직접 가면 10만원 내고 가지 않으면 5만원 낸다. 친구는 15만원, 친한 친구는 20만~30만원을 내기로 나름대로 결정했다”며 “경조사비가 부담스럽지만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이에 한 결혼정보회사는 적정 축의금 액수에 대해 조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듀오’가 20~30대 미혼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적정 축의금 액수는 평균 7만8900원이다. 응답자의 53.3%는 '10만원 미만', 45.3%는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이 적정하다고 대답했다.
또한 축의금 액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는 친밀도(83.3%)가 가장 많이 꼽혔고, 경제적 상황(9.3%), 주변 사람이 내는 액수(4.0%)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