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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 패뷸러스' 최민호, 열정과 여유 사이

'더 패뷸러스' 최민호 / 사진=넷플릭스 제공'더 패뷸러스' 최민호 /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최민호가 '더 패뷸러스'로 30대의 농익은 로맨스를 선보였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그의 바람이 이루어진 순간이다. 낯설지만 매혹적으로 다가온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열정을 무기 삼아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패뷸러스'(극본 김지희/연출 김정현)는 패션(fashion)이라 쓰고 열정(passion)이라 읽는 패션계에 인생을 바친 청춘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그린다. 최민호는 일에도 사랑에도 얽매이지 않는, 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지우민을 연기했다. 지우민은 미지근한 태도로 표지은(채수빈)과의 연인 사이는 틀어졌지만, 친구로 지내며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중 표지은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변함없다는 걸 깨닫고 직진한다.

최민호가 '더 패뷸러스'를 선택한 이유는 30대가 되면서 진한 로맨스물에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 군대 가기 전, 주로 장르물을 통해 시청자와 만난 그는 성숙한 로맨스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다. 게다가 청춘들이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더욱 매력적이었다.

"제가 연예계에 몸담고 있는 만큼, 패션 업계와 겹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해 드리면 좋겠다' 싶었죠. 저도 새로 알게 된 부분이 많았어요. 모델, 디자이너는 알았어도 대행사 직원이나 스타일리스트의 삶은 잘 몰랐거든요. 직업에 대해 세심하게 알게 된 점이 많았습니다."

'더 패뷸러스' 스틸 / 사진=넷플릭스'더 패뷸러스' 스틸 / 사진=넷플릭스


지우민의 키워드는 '열정 빼고 모든 걸 갖춘 남자'다. 항상 최민호 이름 앞에 붙었던 '열정'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자신과 정반대의 캐릭터를 만난 최민호는 처음에는 그저 반대로만 표현하면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접근했다.

"처음엔 '나랑 반대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쉽게 봤어요. 그런데 오히려 더 어렵더라고요. 열정이 그냥 없는 게 아니라, 이유와 의미가 있는 거라 찾아가는 과정이 힘들었죠. 그래서 다른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고요. 제가 찾은 건 초반에는 무미건조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모습이었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표지은에게 직진하면서 원래 제 성격을 녹였어요."(웃음)

전 연인이었다가 친구 사이로 남고, 다시 마음을 정하는 지우민과 표지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관계는 아니다. 최민호는 언뜻 보면 쿨하고, 다시 보면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헤어졌지만 친구들로 인해 다시 친구가 돼요. 지우민은 친구들끼리의 우정을 깨고 싶지 않아서 표지은을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죠. 변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이 많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 설명이 부족해졌죠. 저는 최대한 감정선을 끌고 가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 연인과 다시 만난다는 건 힘들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작품을 하면서, 만약 헤어졌지만 나를 도와줄 친구들이 있다면 고마울 것 같아요. 드라마를 찍으면서 바뀐 부분이에요."



작품에는 노출신과 수위 높은 키스신이 등장한다. 현역 아이돌로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최민호는 팬들은 이해해 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가족, 친한 지인들에게 보여주는 건 조금 부끄러운 일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노출신도 꽤 많았죠. 그런데 클럽에서 노출하는 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더라고요. 저도 클럽을 몇 번 가봤고, 영상으로도 접했는데 윗옷을 벗고 춤추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감독님이 멋지다고 회유해 줬기에 나올 수 있는 신이었죠. 잘 뜯어지는 옷을 준비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습니다."(웃음)

30대에 들어서 진한 로맨스를 보여준 최민호. 그에게 30대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18살에 샤이니로 데뷔해 29살까지 쉼 없이 일했고, 30살을 군대에서 맞으면서 처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이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생각이 들면서 처음으로 여유에 대해 깨닫게 됐다.

"군대가 정말 컸어요. 그 안에는 안는 사람도 없고, 새로운 사람만 있잖아요. 처음에는 외 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걸 극복하고 발전하는 과정은 다른데, 저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으면서 극복했죠. 그때 여유에 대해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전에는 일을 하루라도 안 하면 불안했고, 1~2주의 휴가가 생기면 막막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여가 생활도 즐기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있죠."



많은 것을 돌아본 최민호가 바라는 건 선한 영향력이다. 대중 매체에 얼굴을 비추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말 한마디에도 책임이 있다는 걸 느끼고 있는 그가 갖고 있는 단단한 소신이다. 그 소신을 지키기 위해 그는 앞으로도 열정적인 삶을 살 것이다.

"열정은 제 성격이에요. 힘들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잠을 못 자고 스케줄이 있으면, 피곤하고 힘들긴 해요. 피로감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그걸 이겨내고 극복해서 제가 원하는 목표로 달려가는 게 제 열정이에요."

"앞으로 배우 최민호로 매년 꾸준히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엄청 많은 작품을 한 게 아니어서 보여드릴 모습이 많다고 생각해요. 보는 분들이 계속해서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악역이나 빌런도 해보고 싶고, 안 그럴 것 같은데 뒤통수 치는 역할도 좋을 것 같아요.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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