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정치력' 건재 과시한 트럼프… ‘반(反)트럼프’ 상원 대표에 집중포화

하원의장 투표서 '공화당 강경파' 설득

이번에는 "공화당 상원 대표 끌어 내려야"

정치적 영향력 확대..대선주자 회복 시도





미국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존재감을 한껏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신의 편에 서지 않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끌어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잇따른 악재로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하원 공화당 강경파와 지지자들의 힘을 바탕으로 상·하원 모두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매카시 하원의장을 향해 "잘했다"고 칭찬한 뒤 "우리는 이제 매코널과 그의 악명높은 중국 보스, 코코 차오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코 차오'는 매코널 원내대표의 부인인 일레인 차오 전 교통부장관을 언급한 것으로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인종차별적 조롱을 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매코널 원내대표)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고, 민주당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강행해서 통과시키는 것 같다"며 지난해 12월23일 통과된 2023회계연도 예산안과 관련해 "빠르게 승인된 1조7000억 달러 예산안은 끔찍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 국경 보안 (예산은) 제로(0)다"면서 "만약 그가 열흘만 기다렸다면 지금의 '단합된 공화당 의회'는 그것을 훨씬 더 좋게 만들거나, 그렇지 않으면 부결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예산안은 지난달 22일 찬성 68표로 가결했다. 상원 전체 의석 100석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의석을 양분한 상태였지만 매코널 원내대표 주도로 공화당에서도 찬성표가 대거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코널, 그와 함께 찬성 투표를 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문제가 있다"며 "다음 경선에서 모두 다 몰아내자"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새해 첫 일정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코빙턴을 방문, 켄터키주와 오하이오주를 잇는 브렌트 스펜스 다리 개선 홍보행사에 참여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새해 첫 일정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코빙턴을 방문, 켄터키주와 오하이오주를 잇는 브렌트 스펜스 다리 개선 홍보행사에 참여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매코널 원내대표를 위시한 ‘공화당 주류’와 강경파를 등에 업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갈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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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4년간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로 한배를 탔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2020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로 난입한 사태를 계기로 완전히 결별한 뒤 대척점에 섰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폭동 사태에 책임이 있다면서 직격했고,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이 매코널과 함께한다면 다시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매카시 하원의장이 선출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각별히 감사하고 싶다. 그의 영향력을 의심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영상을 게재하며 "감사하다. 큰 영광"이라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원의장 투표 과정에서 매카시 의장을 반대하던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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