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3%까지 내려간 가운데 특판 상품으로 히트를 쳤던 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 등 상호금융은 물론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도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제2 금융권의 예금 금리가 연 7%를 넘기도 했지만 현재는 6%대 상품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5%대로 떨어졌다.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권에서는 금리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예금 금리가 이전처럼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새마을금고에서 판매하고 있는 1년 만기 예금 상품 중 금리를 연 6% 이상 제공하는 상품은 전무한 상태다. 김천중앙 새마을금고에서 연 6% ‘Block예금’을 판매했었지만 최근 금리를 5.6%로 낮췄다. 은행권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했던 신용협동조합의 예금 상품도 대부분 5%대 중후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대전 구즉 신협 예금이 5.81%로 최근까지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했지만 판매가 종료됐으며 전주중앙신협도 전날까지 연 5.8%를 적용하는 예금을 판매하다 현재는 5.5%로 금리를 내렸다.
저축은행들도 잇따라 예금 금리를 낮췄다. JT저축은행은 10일 회전식정기예금(변동금리) 상품 금리를 기존 연 5.5%에서 5.3%로 하향 조정했으며 웰컴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연 5.2%에서 5%로, 하나저축은행은 연 5.5% 금리를 제공하던 비대면 세바퀴 정기예금 금리를 5.3%로 낮췄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평균 예금 금리도 5.25%로 내려왔다. 일부 금융기관은 앞으로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수협 송파지점은 최근 공지를 올리고 이달 16일부터 예금 금리가 추가 인하될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상호금융을 비롯해 제2금융권이 예금 금리를 인하한 것은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낮추면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대개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예금 금리를 1%포인트 이상 높게 유지하면서 수신 자금을 유치하는데 최근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4%대까지 하락하면서 제2금융권이 금리를 높게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금융 소비자들은 예금 금리가 하락하자 장기예금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만기 3년 이상 예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10조 5866억 원에서 지난해 12월 13조 5672억 원으로 2조 9806억 원(28.15%) 급증했다. 앞으로 예금 금리가 더 하락하기 전에 당장 사용하지 않을 자금은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 상품에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13일로 예정된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하지만 은행들은 당분간 예금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지주의 한 고위 임원은 “현재 수준에서 안정화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예적금 등 시중금리를 더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