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첫 부부 비행대대장…"고된 훈련속 의지됐죠"

한달 간격으로 부부 잇따라 취임

남편 항공통제·아내 수송 지휘봉

14년 결혼생활 중 10년은 주말부부

"각자 위치서 대비태세 만전" 각오

공군 최초 비행대대장 부부인 김익규·김민지 중령이 각각 대대장으로서 지휘하는 E-737 항공통제기(왼쪽)와 C-130 수송기(오른쪽)를 배경으로 이들 부부의 쌍둥이 자녀 영설·은설 양과 함께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김익규(왼쪽부터) 중령, 은설·영설 양, 김민지 중령. 사진 제공=공군공군 최초 비행대대장 부부인 김익규·김민지 중령이 각각 대대장으로서 지휘하는 E-737 항공통제기(왼쪽)와 C-130 수송기(오른쪽)를 배경으로 이들 부부의 쌍둥이 자녀 영설·은설 양과 함께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김익규(왼쪽부터) 중령, 은설·영설 양, 김민지 중령. 사진 제공=공군




공군에서 부부 비행대대장이 최초로 탄생했다.



공군은 13일 김민지(39) 중령이 제5공중기동비행단 251공수비행대대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김민지 중령의 남편인 김익규(39) 중령도 지난달 제51항공통제비행전대 271항공통제비행대대장으로 취임해 부부가 비행대대장에 나란히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두 사람은 비행대대장으로서 대대의 항공 작전과 훈련을 지휘하고 조종사의 교육 훈련을 감독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김익규 중령은 “같은 제복을 입은 군인이자 같은 조종복을 입은 공중 지휘관으로서 비슷한 상황의 아내가 옆에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서로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조언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비행대대를 잘 이끌어 확고한 대비 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지 중령은 “하늘과 땅에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안정돼 임무에 더욱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히 임하고 안정적인 대대 운영을 통해 대한민국 영공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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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규 중령은 현재 우리 공군이 4대 보유한 하늘의 지휘통제소인 E-737 항공통제기의 대대장 임무를 수행 중이다. 그는 앞서 F-4E 펜텀 전투기를 주 기종으로 제29전술개발훈련비행전대에서 전술 및 무기 체계에 정통한 전술무기교관을 지내기도 했다. 그동안의 누적 비행시간이 총 1408시간에 달한다.

김민지 중령은 무려 2000시간의 비행시간을 기록한 베테랑 파일럿이다. 그간 C-130 수송기 조종사로 활약했다. 특히 2018년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 긴급 구호 물자 공수작전, 2019년 레드 플레그 알래스카 훈련 등에 참가했다.

두 사람은 공군사관학교 53기 동기다. 공사 졸업 후 비행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애정이 싹텄다. 고된 비행 훈련 속에서 서로 고민을 나누고 의지하면서 사랑을 키웠다. 교육 완료 후 두 사람은 조종사로서 각자 청주·부산의 임지로 부임해 떨어져 지내야 했다. 3년간 장거리 연애 끝에 2009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14년간의 결혼 기간 중 10년은 서로 임지가 달라 주말부부로 떨어져 지내야 했다. 김익규 중령은 쌍둥이 딸이 태어날 때 비행 임무와 겹쳐 출산의 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겪기도 했다. 김민지 중령이 장기간 해외 임무를 수행할 때는 길게는 1개월 동안 떨어져 지내야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주변 동료들의 배려 속에 가족 간 사랑과 이해로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다행히 2020년부터는 2년간 공중기동정찰사령부에서 함께 임무를 수행해 주말부부의 설움을 씻을 수 있었다. 쌍둥이 딸들도 잘 자라서 올해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자녀인 영설·은설 양은 “부모님이 공군에서 처음으로 조종사들을 이끄는 부부 대대장이 되셨다는 게 참 멋있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항상 안전하게 일하시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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