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재용, 5G·플랜트 확대…정의선은 원전·전기차 거점 마련

[韓·UAE 정상회담]

■ '세일즈 외교' 힘싣는 기업 총수들

이재용, 대통령과 남다른 인연

5G·반도체 협력관계 구축 전망

정의선 로봇·UAM 진출도 논의

최태원 에너지·통신 사업기회 모색

구광모·신동빈은 다보스포럼서 합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힘을 싣는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방문 일정에 각각 동행하며 해외 기업의 한국 투자 유치를 이끌 예정이다. 이번 순방 일정의 초점이 특히 경제협력에 맞춰져 있는 만큼 글로벌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 그룹 총수들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전날 윤 대통령과 함께 UAE와 스위스 순방길에 올랐다. UAE 순방에는 대·중소기업 경영인 등 100여 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여기에는 정기선 HD현대 사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은 이번 UAE 경제사절단에서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물산이 UAE에서 바라카 원전 3·4호기를 건설 중이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조 원 규모의 천연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입찰하는 등 UAE는 삼성 계열사들의 주요 사업 거점이 됐다.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이 회장이 첫 해외 출장지로 택한 지역도 UAE였다. UAE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무함마드 대통령이 왕세제였던 2019년 초 방한했을 당시 이 회장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 라인을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UAE 방문을 통해 삼성전자는 원전과 플랜트 등에서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고 5세대(5G)와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사업 협력 관계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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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이번 순방에 참가하는 최 회장은 UAE에서 SK그룹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가 에너지와 통신·건설 분야에서 UAE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순방을 계기로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은 중동 시장 공략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중동을 새로운 신흥 시장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이 가운데 UAE의 자동차 시장이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큰 데다 탈석유 시대에 대비해 강력한 친환경차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및 전기차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곳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원전 분야에서 협력도 기대된다. 바라카 원전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 시공한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이자 중동 최초 원전이다. 자동차를 발판 삼아 로봇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분야에서도 중동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밖에 조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을 주축으로 중후장대 및 스태콤 등 UAE의 전력 설비 수주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윤 대통령과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며 정 사장은 조선·건설기계 등에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GS의 경우 UAE에서 개발하는 대규모 청정 블루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 프로젝트 지분을 인수하는 등 친환경 사업 투자를 진행한 바 있어 이번 순방을 통해 추가적인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UAE 경제사절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1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윤 대통령 및 재계 총수들과 회동한다. 다보스포럼 ‘단골’로 꼽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도 함께할 예정이다.

다보스포럼은 글로벌 정치·경제·학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모여 세계가 당면한 현안을 토론하는 자리다. 올해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 데다 디지털 전환, 탄소 중립 등 경영 과제가 산적해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기업인들이 모색하는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수들 역시 각국 경제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글로벌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를 풀어낼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18일 예정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오찬 행사와 더불어 그룹 총수들은 현지 사업장을 점검하거나 개별적으로 파트너사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1월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기업인들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현장에 있는 정재계 인사들에게 부산엑스포 유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이번 포럼 기간에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한국의 밤’ 행사에서 재계 인사들과 부산엑스포 지원을 위해 힘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희윤 기자·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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