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175330)의 실질적 주주로 한국투자증권이 뭉칫돈을 투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JB금융의 2대 주주에 오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에 한투증권이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한 것이다. 한투증권은 JB금융 지분을 보유한 펀드의 수익증권을 일부 매각했다고 밝히며 경영 참여에는 일단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 지분 인수를 위해 조성한 1000억 원 규모의 펀드에 지난해 수백억원을 투자하며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얼라인 측 펀드에는 한투증권뿐 아니라 VIP자산운용 등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5월 프로젝트 펀드와 인수금융을 묶어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갖고 있던 JB금융 지분 14.0%를 2482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는 JB금융 최대주주인 삼양사 지분율(14.61%)과 비슷하다. 한투증권은 얼라인 펀드 출자뿐 아니라 선순위 인수금융에도 참여해 사실상 얼라인 측 JB금융 지분 인수에 자금줄 역할을 했다.
JB금융에 간접 투자한 사실이 확인되자 한투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071050)가 JB금융이나 JB금융 자회사인 전북·광주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한투는 일단 JB금융 경영권 인수와 관계가 없고, 기관과 법인들에게 수익증권을 재매각하기 위한 단순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한투의 한 관계자는 “펀드 투자 이후 수익증권의 상당 부분을 ‘셀다운(재매각)’해 지금은 보유 물량이 크지 않다” 며 “JB금융 경영 참여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투는 지난해 상반기 얼라인측 펀드의 수익증권 상당 부분을 매각해 지금은 150억 원 안팎의 물량만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 지분을 인수할 당시 주당 인수 단가는 9000원 이었는데 작년 하반기 주가가 6000원대 후반까지 하락하자 추가 지분 매각을 연기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투가 얼라인측 펀드의 남은 수익증권을 추가 매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JB금융 주가는 올 들어 급등세를 연출하며 이날 1만150원에 마감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연초부터 국내 7개 금융지주사를 상대로 주주 행동주의에 나서자 JB금융을 중심으로 배당 등 주주 환원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얼라인이 주주서한을 발송한 7개 금융지주 중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이 JB금융" 이라며 “적어도 JB금융은 배당을 더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