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기자의 눈] '오겜' 신화 이어갈 K-OTT 원한다면

한순천 문화부 기자


‘파친코’가 16일 열린 크리틱스초이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을 수상했다. 언론들은 일제히 ‘K스토리’ ‘한국 관련 콘텐츠’가 또 한 번 일을 냈다며 환호했다. ‘오징어 게임’의 뒤를 이었다는 이야기와 함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은 ‘K콘텐츠’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파친코’는 애플tv+ 오리지널로 제작사와 제작진 대부분이 국내 업계와는 연관이 없다. ‘오겜’의 제작사와 제작진이 모두 국내 출신이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이 작품을 순수하게 K콘텐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결국 ‘대박’을 내거나 해외 최정상급 시상식에서 인정받은 순수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작품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런 와중에 정부와 대중은 글로벌 OTT와의 경쟁 속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OTT들에 더 높은 퀄리티의 ‘제2의 오겜’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OTT 자율등급제와 세액공제 확대를 통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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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정책이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성장기에 시행됐어야 할 정책이라 타이밍이 늦었고 자율등급제는 지정 사업자에만 유효해 중소형 OTT들은 대상이 되기 어렵다. 세액공제 역시 직접 제작비에는 지원되지만 외주 콘텐츠 투자비에는 지원되지 않고 선진국 대비 공제율이 너무 낮다. 대기업은 3%, 중소기업은 10% 공제가 가능하지만 미국의 공제율은 25% 수준이다.

컨트롤타워도 없다. 정부 공약이었던 미디어 정책 컨트롤타워의 수립은 지지부진하다. OTT 분야 주무부처가 문화체육관광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흩어져 있다. 답답한 상황에 민간이 주도한 혁신위원회까지 출범한 상태다.

올해 문체부의 K콘텐츠 분야 예산은 8442억 원이다. K콘텐츠 펀드는 4100억 원 규모로 조성된다. 예산은 많이 늘었지만 토종 OTT들의 열악한 상황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K콘텐츠 분야는 어느 산업보다 성장이 빠른 분야다. 반도체와 같이 국내 주력산업이 되기를 원한다면 정책도 지원도 그 수준에 맞춰야 한다.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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