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주 4일제 도입하려면…노동의 질 높여라

■메이킹 라이트 워크

데이비드 A. 스펜서 지음, 생각의창 펴냄





노동 시간에 대한 수많은 주장과 논의들은 다양한 양상의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켜 왔다. 한 쪽에서는 삶의 질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사업체의 능률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노동시간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주 120시간 노동 발언 등으로 논란이 일어난 적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부터 주 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문제는 사회적 총효용량이다. 노동 시간과 노동의 질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효용량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저자는 이를 위해 “지금보다 일의 양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일의 질도 함께 높여야 한다”는 전제와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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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K. 앨런의 명언을 인용해 “모두가 괜찮은 급여를 받고 주 4일 근무를 하는 것이 미래다”라고 말한다. 저자의 요점은 주 4일 근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주장의 논증을 위해 일의 의미에서부터 현실 속의 일, 노동에 대한 논의들과 정책·정치적 문제를 살핀다.

기술의 발전은 빨라지고 있고 삶의 편의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인류는 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고대에 비해 삶의 만족도는 내려갔다는 연구도 있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2030년에는 주당 15시간만 일하면 될 것이다”라고 예언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포디즘과 테일러리즘으로 대표되던 노동 착취와 강도 높은 업무환경은 디지털 테일러리즘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대체됐을 뿐이다.

여러 현실적 제약이 지속되고, 일의 권력에 대해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노동시간 단축은 요원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현재 상황에 안주하게 된다면 더 큰 위기와 불행이 닥쳐오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다행히 팬데믹을 통해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제고되고 있다. 재택근무 형태는 일상 속으로 자리잡았고, 노동권에 대한 요구도 보편화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논의를 위한 사회적 토양은 어느 정도 다져진 상태다. 단기간의 불황과 경영의 어려움에 매몰돼 노동 시간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더 큰 미래를 잃게 될지 모른다. 저자는 “주 4일 근무제는 실업과 불완전 고용의 감소를 촉진하는 것을 뛰어넘어, 성 역할 평등과 생태학적 지속 가능성이라는 목표를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1만 7000원.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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