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마트폰 없이도 육아 가능해" …초보부모 위해 팔 걷은 병원장

■ 최용재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

'아동 일차의료 심층상담' 참여

한국 사회 육아, 미디어 의존 커

영유아 놀이·파버 수면법 교육

전문의 도움에 '육아기쁨' 찾길

최용재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이 '아동 일차의료 심층상담'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경진 기자최용재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이 '아동 일차의료 심층상담'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경진 기자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내일 아닙니까. 상담을 통해 영유아의 올바른 성장발달을 도울 수 있다면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이죠. ”

최용재(58)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19일 서울경제와 만나 "정부가 영유아 건강관리 차원에서 시작한 '아동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이 한 발 더 나아가 심층진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영·유아 건강검진과 연계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연령별 맞춤형 교육상담을 제공하는 ‘아동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이 첫 발을 뗐다. 저출산으로 아동 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초기 영·유아기에 신체, 행동 발달 및 건강관리 습관 등을 점검해 건강 이상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와 연계한다는 취지다. 튼튼어린이병원을 비롯해 전국 병의원 1290곳이 시범사업 참여를 앞두고 있다. 최 원장은 "성장·심리상담·비만·만성질환 관리 등 세부 항목을 나눠 튼튼어린이병원만의 매뉴얼을 준비했다"며 "놀이 프로그램 등 상담을 도울 보육교사 채용을 마치고 다음달부터 팀 체제로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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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장은 평소 육아 자체를 고단하게 여기는 MZ세대 부모들을 만날 때마다 안타까움이 컸다. 때문에 이번 시범사업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30년 가까이 영유아 진료의 최일선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육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모든 상담을 직접 맡겠다고 자원했다. 상담 후에는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 외에도 보육교사를 통해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영유아 놀이 프로그램과 파버 수면법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육아의 가장 큰 문제는 TV, 스마트폰 등 미디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라며 “미디어 육아는 언어·지능 발달을 저해할 뿐 아니라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사회적인 관계 기술을 키우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장기 아동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모에게 혼나고 이를 개선해 인정 받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기결정권이 길러진다. 부모 역시 아이와 '건강한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육아의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갈등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이가 칭얼거릴 때 즉각 유튜브를 틀어주거나 ‘공갈젖꼭지(pacifier)’를 물려주는 식의 대처를 반복한다면 도리어 성장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전문의 개입을 통해 미흡한 육아를 보완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번 시범사업이 갖는 의미가 크다"며 "부모들에게 육아의 기쁨을 되찾아 준다면 근본적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만큼 시범사업 기간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보완해 더욱 내실화된 제도로 정착시켜야 겠다는 책임감도 갖고 있다. 최 원장은 "전공의 급감, 응급실 운영 중단 등 최근 소아청소년과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은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 뿐"이라며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건전한 육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이 적극적으로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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