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개최하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이 올해는 전세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축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석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아오포럼을 자주 찾았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나 중국 전략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중국 매체와 보아오포럼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 보아오포럼은 3월 말 하이난에서 오프라인 행사로 개최된다. 포럼은 '발전과 보편적 혜택', '거버넌스와 안보', '지역과 세계', '현재와 미래' 등 4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국제협력을 촉진하고 발전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보아오포럼은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행사 자체가 취소됐고 2021년과 지난해에는 온라인 위주로 진행됐다. 일부 오프라인 행사가 있었지만 반쪽 행사로 불리기에도 초라한 수준이었다.
올해는 규모나 참석 인원 등 에서 이전 수준을 완전하게 회복할 전망이다. 더구나 3월 4일부터 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직후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양회에선 지난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시 주석의 국가주석 재 임명 절차가 이뤄진다. 중국은 보아오포럼 개막식에 국가 주석과 국무원 총리가 번갈아 참석했다. 올해는 코로나19 기간 제대로 열리지 않았던 만큼 시 주석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 보아오포럼은 이른바 시 주석의 3연임 축하 무대가 되는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포럼 주최측 관계자는 올해 보아오포럼에 2019년 수준으로 외빈을 초청할 계획으로, 규모나 참석 인원은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보아오포럼 사무국에 의하면 2019년 14개국 정상과 140여 명의 각국 장관급 인사를 포함해 60개국에서 20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국무총리나 장관급 인사를 비롯해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석해왔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이낙연 총리가 참석해 리커창 총리와 회담했다. 당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도 하이난을 찾았다.
올해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보아오포럼을 찾을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올해 양회에서 리창 정치국 상무위원의 총리 선임이 확실시 된다. 리 총리 선임 이후 열리는 첫 행사인 만큼 한 총리가 포럼에 참석할 경우 자연스럽게 한중 총리 회담이 열릴 수 있다.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보아오포럼 참석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베이징시가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연내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인 오 시장은 중국의 지도자들은 물론 전 세계 정상급 인사들을 만나 자신의 정치적 리더십을 드러내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 국가 정상이 참석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깜짝 방문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20일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계기로 공개된 WSJ와의 인터뷰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과 협의해서 중국을 한번 방문할 생각"이라며 방중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보아오포럼을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기업인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보아오포럼 상임이사를 맡았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단골 참석자였던 만큼 올해도 참석 가능성이 높다. 최근 '피크 차이나'가 거론되며 중국 사업의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글로벌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재계 인사들이 어느 해보다 많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