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이 소속 의원들에게 개인적 해외여행 계획을 사전에 의장에게 보고하도록 명령했다.
리아노보스티·dpa 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은 24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이 해외여행 계획에 대해 소속 위원회나 의장에게 문서로 통보하도록 하는 결정을 채택했다. 그러면서 의장의 지시로 이루어지는 업무 출장의 경우는 이같은 절차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 의장은 수많은 전사자가 발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가운데 일부 러시아 의원들이 외국 휴양지 등으로 나가 호화롭게 새해 연휴를 즐기는 모습이 전해지자 이러한 조치를 직접 제안했다.
또 볼로딘 의장은 각 정당 원내 대표들이 새해 연휴 동안 어떤 의원들이 해외로 나갔는지를 파악해 책임을 묻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크라이나에 접경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주의회 의원 막심 바실리예프가 최근 멕시코 휴양지에서 한가하게 새해를 보내는 동영상을 올렸다.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바실리예프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선글라스를 쓴 채 멕시코의 한 휴양지 해변 주점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고, 게 요리 안주를 집어 먹는 모습의 동영상과 함께 “돈 많이 벌고 늘 쾌활하길 바란다”는 새해 덕담을 게재해 물의를 빚었다.
쿠르스크주 출신 남성 수천 명이 최전방으로 불려갔고, 공식 전사자만도 100명이나 나온 만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러시아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사무총장 안드레이 투르착은 바실리예프 의원의 행동을 “파렴치와 비인간성의 극치”라고 맹비난하며 그에게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바실리예프는 귀국한 뒤 예산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자진 사임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두바이의 호화 리조트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차녀인 크세니야 쇼이구와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렸다가 역시 비난 세례를 받았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