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의료용 대마'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에 특효

미·유럽 등 선진국선 CBD 허가

2018년 식약처도 수입 빗장 풀어

제약사들 공동 연구·개발 '활발'


대마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되는 연예인이나 재벌가의 모습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대마는 대마초에서 종자·뿌리·성숙한 줄기를 제외한 전 부위를 말합니다.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칸나비디올(CBD)·칸나비놀(CBN) 등 70여 종의 성분으로 이뤄져 있죠. 미국 일부 주와 캐나다·우루과이·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오락 목적의 대마초 사용이 합법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중독과 환각 작용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THC 등 칸나비노이드 성분을 모두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 관점에서 보면 대마는 뇌전증 같은 일부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의약품이기도 합니다. CBD는 대마의 대표적인 환각성분인 THC와 달리 의존성 등이 없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실제 미국·유럽에서는 CBD가 소아 뇌전증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처방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 등 새로운 치료 적응증 뿐 아니라 식품·섬유·건축자재·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마 활용 가능성이 주목 받으면서 규제 완화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추세입니다. 2017년 의료용 대마를 허용한 독일은 대마 합법화를 추진 중이고, 국제연합(UN) 마약위원회는 2020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대마를 ‘가장 위험한 마약류’에서 제외했죠. 미국도 대선 출마 당시 대마초 규제 완화를 내세웠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며 의료용 대마초 합법화 바람이 거셉니다.



대마를 마약류로 취급해 수출입·제조·매매를 엄격하게 금지했던 우리나라도 조금씩 빗장을 풀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대마 성분 의약품 수입과 사용을 허가했죠. 작년 8월에는 '식의약 규제 혁신 100대 과제'에 대마 의약품 활성화 정책을 포함시키면서 대마 성분 의약품 제조·수입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024년 12월까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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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사진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현재 국내에서 대마 성분 의약품을 구하려면 대체 치료제가 없다는 전문의의 소견서를 받아 식약처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각각 취급 승인과 수입 신청을 해야 합니다. 진단서에는 질환명과 의약품명, 1회 투약량, 투약횟수 등 자세한 정보를 기재해야 하죠. 정부가 대마 규제 완화를 천명하면서 의료용 대마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한양행(000100)은 2019년 유한건강생활을 분사시켜 대마를 포함해 천연물 소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의 대마 연구개발 기업 KRTL 인터내셔널과 국내산 CBD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현재 연구 중인 K-CBD를 수출하고 공동 연구 및 제품개발에 나설 계획이죠. 2020년부터 바이오사업에 진출한 메디콕스(054180)는 해외에서 승인받아 사용되고 있는 CBD 오일과 동등한 성분의 의약품을 국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 판매 중인 제품보다 약 30~40% 저렴한 제품을 확보해 가능한 빨리 승인을 받아 빠르면 올 상반기 국내 유통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전 세계 시장 조사 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는 CBD 관련 시장이 2028년 약 1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만 의료용 대마의 장기 임상 데이터가 부족한 데다 오남용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코너는 삶이 더 건강하고 즐거워지는 의약품 정보를 들려드립니다. 새로운 성분의 신약부터 신약과 동등한 효능·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한 제네릭의약품(복제약)에 이르기까지 매년 수없이 많은 의약품이 등장합니다. 과자 하나를 살 때도 성분을 따지게 되는 요즘, 내가 먹는 약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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