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각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주력전차 규모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전해져 향후 전쟁 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딤 오멜첸코 주프랑스 우크라이나 대사는 “오늘(27일) 기준으로 다수의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총 321대의 중전차를 보내주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느 국가가 정확히 몇대의 탱크를 제공할 예정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주력전차 M1 에이브럼스 31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독일과 캐나다는 레오파르트2 각각 14대와 4대를, 영국은 챌린저2 14대를 보낼 방침이다. 폴란드도 레오파르트2 14대와 자국 주력 PT-91 트바르디 30대를 포함, 총 60대의 전차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최신 무기가 전달되고 훈련을 마칠 때까지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우크라이나에 이를 기다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 봄이 되면 대규모 공격에 나설 태세라고 전했다.
실제 이날도 양국은 주요 전선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동부 도네츠크 지역 군사기지와 인근 마을까지 공격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최전방 격전지 중 하나인 부흘레다르 인근 보호야울렌카 마을에서 러시아군의 점령 시도가 계속되며 전투가 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부흘레다르는 지난 하루 동안 러시아의 집중 포격으로 건물 7채와 학교 2곳이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 곳곳에서는 기반시설 파괴에 따른 난방, 수도, 전력 등 공급 중단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전날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남부와 남서부의 고압 변전소 5곳이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았다며 에너지 시설 복구와 지뢰 제거, 인프라 재건에 올해에만 약 170억 달러(약 21조 원)의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방위산업단지와 물류시스템 상당수도 타격을 받아 무력화됐다”고도 덧붙였다.
로이터는 작년 하반기 우크라이나 대반격 이후 수개월째 전선이 고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분석가 올렉산드르 무시옌코는 현지 TV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병력을 계속 증파하고 있다면서도 "작년 2월 24일 개전 때와 같은 수준의 화력과 전차 지원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