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7%로 0.3%포인트 끌어내렸다. 지난해 10월에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는데 3개월 만에 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선진국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역주행하는 모양새라 심각성을 더한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런 내용이 담긴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세계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1월과 7월에는 수정 전망치를 내놓는다.
이번 전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우리나라의 성장률만 유독 큰 폭으로 낮아진 점이다.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0%에서 1.7%로 0.3%포인트 끌어내렸다. 세계 경제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9%로 0.2%포인트 올려 잡은 것과 대조된다.
주요 선진국 전망치만 따로 떼어내 비교해보면 차이는 더 도드라진다. 중국의 경우 올해 성장 전망치가 기존 4.4%에서 5.2%로 0.8%포인트나 높아졌다. 미국 성장률 전망치도 1.0%에서 1.4%로 조정됐다.
세계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 데는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보다 빨라질 수 있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봉쇄에서 ‘리오프닝(오프라인 활동 재개)’으로 전환한 만큼 소비와 투자가 함께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과잉 공급에 침체된 반도체 시장 경기도 하반기 들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IMF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와 미국과 유럽 국가 등 주요국의 예상 외 견조한 소비·투자 등으로 작년 10월 전망 대비 성장률을 소폭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들어 저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점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수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내수를 떠받치던 소비마저 부진하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4%로 역성장했다.
